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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앞두고 텅빈 연탄은행…‘온정의 손길’ 기다려

27일 강원 춘천시 동면 연탄은행 창고에서 관계자가 이웃에 전달하기 위한 연탄이 부족해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아침저녁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취약계층에 연탄을 배달해 온 춘천연탄은행 정해창 대표는 겨울을 맞아 근심이 가득하다. 겨울이 코앞인데 연탄창고에는 연탄이 절반도 채워지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연탄 기부는 뚝 끊겼고, 어려운 이웃은 더 늘어났다. 봉사자들의 활동도 줄어들어 일손도 부족하다.

정 대표는 연탄은행 재개식을 앞둔 27일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위축되는 등의 영향으로 점점 외롭고 우울하게 극심한 고통 속에서 지내는 이웃이 늘어나고 있다”며 후원과 봉사자의 참여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코로나 사태로 경기가 침체하면서 후원의 손길이 줄어들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기업과 단체, 학생의 자원봉사자 발길도 끊겼다. 실제 지난해 춘천연탄은행은 자원봉사자 발길이 예년보다 80% 가까이 줄어든 데다 후원금도 족히 30% 이상 감소했다.

그럼에도 춘천연탄은행은 올해 연탄배달 목표를 1000가구 40만장으로 예년보다 6만∼7만장을 더 늘렸다. 코로나로 힘겨워하는 이웃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족한 손길과 후원에 걱정이 앞선다. 당장 이번 주말 8가구 200장씩을 배달해야 하지만, 연탄 창고 안에는 1500장밖에 남아 있지 않다. 자원봉사자가 없어 대표와 직원이 직접 연탄을 옮겨야 할 처지다.

설상가상 7년 전부터 이어져 오던 단체 무료급식도 지난해부터 중단돼 현재 도시락 배달을 하고 있지만, 음식을 조리하는 인력도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다.

27일 강원 춘천시 동면 연탄은행 창고에 연달을 옮기는 지게가 수북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힘든 상황에서도 춘천연탄은행은 올해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어 이웃을 돌보기로 했다. 기존 무료급식소인 소양동 하늘밥상 인근에 마을 어린이, 청소년, 어르신을 위한 행복센터를 짓기로 한 것이다. 대출 등으로 부지는 샀지만, 건축비가 부족해 1만명을 대상으로 1만원씩 모금하기로 했다.

정 대표는 “1장에 800원짜리 연탄 한 장은 타고나면 하얀 재만 남지만, 따듯한 사랑은 영원히 남을 것”이라며 소외계층에 대한 사랑나눔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춘천연탄은행은 2004년 10월 1일 개원해 17년간 독거노인, 장애인, 빈곤층 5만여 가구에 사랑의 연탄 440만장을 배달했으며, 밥상공동체를 통해 5만3000여명에게 음식을 제공했다.

그동안 자원봉사자가 연간 5000명, 200여 단체가 후원해오던 춘천연탄은행은 지난해부터 대폭 줄어든 봉사자와 후원의 손길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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