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재명 대장동 ‘특검’ 요구에…與 “시간 끌기”

민주당 “특검 발족까지 최소 수개월”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7일 오전 제주상공회의소 5층 국제회의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성남시 대장동 공영개발 사업을 둘러싼 특혜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특검) 발족을 둘러싸고 여야 간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 연일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고 퍼붓는 야당의 공세에 여권 인사들은 “수사하면 될 일”이라고 맞받고 있다. 특검이 발족하고 수사가 이뤄지기까지 최소 수개월이 걸린다는 이유에서다.

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역시 이재명 경기지사가 수사 대상인지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대장동 관련 의혹 규명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野 특검 요구에 與 “시간 끌려는 의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일제히 대장동 개발 의혹에 특검 도입을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대장동 의혹이 ‘국민의힘 게이트’라면 여당이 특검을 피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이에 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 지사는 야당의 특검 주장에 대해 “시간을 끌기 위한 꼼수”라고 일축했다. 그는 27일 제주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에 착수해 진행 중인 사안이다. 이는 국가 운영의 기본인데 정치공세를 통해 사실 왜곡으로 계속해서 공격하는 모습은 이를 많이 해봤던 적폐들의 시간 끌기”라고 했다.

특검을 거부하는 이유에 대해 이 지사는 “특검을 만드는 데 몇 달, 수사 준비하고 수사하는 데 몇 달이 걸린다. 그러다 보면 대선이 끝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캠프 총괄본부장인 박주민 민주당 의원 역시 아침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특검은) 굉장히 오래 걸리고 지금 진행되는 수사가 지연되면서 진상규명이 더 늦어져 수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특검 거부’에 힘을 보탰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법조 출입 기자와 법조인, 부동산 투기업자가 모여 만든 대장동 사건에 대해 철저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정조사나 특검을 논의할 시간이 없다. 당장 검경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모든 관련자는 수사에 협조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검찰이 신속하고 치우침 없이 철저하게 진상규명을 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대장동 의혹 관련 특검 도입을 주장하는 야당 입장에 대해 “(여야 간) 협상을 하고 (특검법) 통과와 특검 임명, (수사팀) 세팅 과정이 꽤 걸린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서울중앙지검이 이 사건을 합당한 규모로 사건의 진상을 공정하게 파헤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전국철거민협의회중앙회 관계자가 24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류 위반(업무상배임)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공수처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미온적 공수처 "수사 대상 확인 먼저"

공수처가 직접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 사건 규명에 나설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시민단체 전국철거민협의회중앙회(전철협)는 지난 24일 이 지사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다만 이 지사가 의혹 당시인 2015년엔 기초자치단체장(성남시장)이었던 만큼 공수처법상 수사대상인 고위공직자에 해당하지 않아 수사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수처가 윤 전 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에 수사력을 쏟고 있는 것도 이 지사 수사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공수처는 해당 사건이 공수처 수사 대상 범위에 있는지, 수사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있는지 등을 검토해 입건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 지사는 대장동 개발 사업 시행을 맡은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 주주 구성과 수익금 배당 방식 등을 설계했거나 여기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과정에서 민간사업자가 막대한 배당을 받을 수 있도록 사업이 설계된 이유가 무엇인지, 사업 과정에 불법은 있었는지가 규명 대상이다.

이 지사 측은 관련 의혹을 제기한 야당 인사들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이 지사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이 대장동 사업과 관련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건은 현재 공공수사2부에 배당된 상태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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