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에 靑 당혹…‘남북 대화 멈출까’ 로키 모드 돌입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28일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발사하자 청와대가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북한이 종전선언 논의와 4차 남북 정상회담의 선결 조건으로 우리 정부의 군사력 ‘이중잣대’에 대한 철회를 요구한 직후 실제로 군사행동을 벌이면서 문재인 대통령도 딜레마에 빠졌다.

정부가 이번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면 유엔총회 이후 훈풍이 불었던 남북 관계가 다시 경색될 수 있다. 반면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한반도 비핵화 논의를 앞두고 북한에 끌려다닌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일단 청와대는 신중 모드에 돌입했다. 청와대는 이날 북한의 발사체와 관련한 청와대 명의의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발사 1시간20분만인 오전 8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청와대는 “상임위원들은 한반도의 정세 안정이 매우 긴요한 시기에 이뤄진 발사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향후 북한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는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유관국들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도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고 “최근 북한의 담화와 미사일 발사 상황을 종합적이며 면밀히 분석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과 정부 모두 ‘도발’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28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 발사체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우리 군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참관한 자리에서 “오늘도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도발을 했는데, 그런 북한의 비대칭 전력에 대해서 우리 SLBM이 아주 효과적인 억지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후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문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삼으며 비판했다. 정부가 도발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이런 김 부부장의 담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정상의 만남을 구상 중이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북한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종전선언과 4차 남북 정상회담이 문재인정부의 사실상 마지막 한반도 평화 구상인 만큼 청와대는 당분간 로키(low-key) 모드를 유지하며 북한의 의도 분석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중국 등 정전협정 당사국들과의 물밑 접촉을 통해 대북 재제 완화 등 북한을 설득할 유인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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