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대세 된 남배 얼리 드래프트, 취업률 100% 고교 선수들

김민재-강정민, 항공-OK에 뽑혀
장기적 육성 원하는 구단-체계적 관리 원하는 선수 니즈 일치
틸리카이넨 “감독은 지도할 뿐, 흡수는 선수가”

대한항공에 뽑힌 이번 드래프트 최연소 선수 김민재. 한국배구연맹 제공

남자프로배구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선 대학교 졸업 전 프로행에 도전하는 ‘얼리 드래프트’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28일 서울 강남구 호텔 리베라에서 진행한 2021-2022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의 1라운드 지명자 전체가 얼리 드래프트 지원자로 뽑혔을 정도다.

그 중에서도 관심을 모은 건 고교 졸업을 앞둔 10대 선수들이다. 이번 드래프트에 나온 고교생은 센터 김민재(18·인하사대부고)와 세터 강정민(19·경북체고) 단 둘인데, 각각 대한항공과 OK금융그룹에 전체 10순위 이내에 지명 받았다.

프로 구단들이 어리고 발전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을 뽑는 건 미래를 염두에 두고 장기적으로 선수를 육성하기 위해서다. 특히 김민재를 뽑은 대한항공엔 정지석, 임동혁 등 고교 졸업 후 합류해 팀의 중심 선수로 성장한 선례가 있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저희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당장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와 미래를 보고 투자할 수 있는 선수를 조합해서 뽑았다”며 “김민재는 미래까지 충분히 볼 수 있는 자원이고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뽑게 됐다”고 했다.

강정민을 뽑은 OK금융그룹도 이민규, 곽명우란 세터진을 갖추고 있지만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를 장기적인 안목으로 육성하기 위해 베팅했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강정민은 장신(191.2㎝) 세터에 속한다. 토스 구질보다는 셋업 자세, 토스하는 위치 선정을 보고 코치들과 상의해 뽑게 됐다”며 “이민규와 곽명우가 점차 나이 드는 상황에서 젊은 선수를 키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장님이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셔서 육성군도 운영할 수 있기에 장기적으로 키울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OK금융그룹에 뽑힌 세터 강정민. 한국배구연맹 제공

선수 입장에서도 어린 나이부터 프로에서 성장하기 위해 빠르게 드래프트에 지원하는 용기를 내고 있다. 김민재는 “주변에서 프로가 대학보다 훈련이 체계적이고 몸 관리 받는 것도 좋다는 조언을 받았다”며 “좋은 환경에서 운동하고 싶어 프로에 지원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다른 선수들보다 구력이 짧지만 신장도 있고 팔도 길다. 점프도 누구보다 훨씬 잘 뛸 수 있기에 자신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발전 가능성이 있고 프로에서 관리 받는다고 해도 모두 성공 신화를 열 수 있는 건 아니다. 고교, 대학무대와 프로무대는 체격·파워·스피드 면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다. 이를 극복해 내야 프로에서 바로 설 수 있다.

심지어 김민재는 제대로 운동한지 3년 밖에 되지 않은 선수다. 중학교 때 스포츠 클럽에서 다양한 운동을 경험한 김민재는 인하사대부고에 입학한 1학년이 돼서야 센터·라이트로서 체계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경험 많은 프로 선수들과 맞부딪치기 위해선 아직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한 것.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에 대해 “모든 드래프트 뽑힌 선수들에게 해당되는 말이지만, 프로라는 게 사실 학생 때하고는 많이 다르다. 프로 선수로서 프로가 가져야 하는 생각과 행동을 갖고 기술을 향상시켜야 한다. 각자의 목표와 꿈을 갖고 이뤄나갈 수 있어야 한다”며 “(선수들이 언제쯤 전력으로 활용될 수 있느냐는) 저희 지도자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최대한 지도하되 흡수하고 표현하는 건 선수들의 몫”이라고 조언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