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차로 올림픽대로 무단횡단 커플 처벌? 경찰은 “글쎄”

경찰 관계자 “고의성 있다면 도로교통법 63조 적용 가능”
무단횡단자 안전 조치 우선, 실제 처벌 사례는 많지 않아


최근 자동차 전용도로인 서울 올림픽대로 8차로를 무단횡단하는 중년 남녀의 모습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이들은 손을 잡은 채 달리는 차를 아슬아슬하게 피해 올림픽대로를 내달린다. 이들의 기상천외한 무단횡단으로 사고가 날 뻔했던 차주의 아들은 “아버지가 그날 분해서 잠을 못 잤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무단횡단한 남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면서 “저런 건 어떻게 처벌이 안 되냐”며 처벌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실 현행법상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를 무단횡단한 이들에 대한 법적 처벌은 가능하다. 도로교통법 63조와 154조에 따르면 고속도로 등에서 무단횡단한 사람에 대해 ‘3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렇다면 올림픽대로를 무단횡단한 두 사람 역시 이를 적용해 처벌할 수 있을까.

경찰 관계자는 28일 국민일보에 “무단횡단을 했다고 모두 벌금을 부과하는 건 아니다”며 행위의 ‘고의성’ 여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주취자나 노약자가 무단횡단하는 경우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도로교통법 63조를 적용하지 않는다. 이 경우 재빨리 이들의 안전을 확보한 뒤 귀가 조치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영상만 놓고 볼 때 중년 남녀가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기 어렵지만 고의로 이 같은 행동을 했다면 처벌할 수 있다”며 “올림픽대로는 자동차 전용도로로 (사람) 통행금지 도로이기 때문에 도로교통법 63조 통행금지위반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이들을 찾아내 벌금을 물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무단횡단객이 있다며 112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현장에 출동을 해도 안전조치가 우선이라 실제 무단횡단 행위에 대한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한다.

이번 사례에선 다행히 사고를 피했지만 최근 부쩍 무단횡단 보행자로 인한 교통사고가 적잖게 일어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비오는 늦은 밤 검은색 계열의 옷을 입은 무단횡단자와 사고가 났다거나 술에 취해 무단횡단 중 길에 드러누운 사람이 있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운전자의 사례가 속속 올라왔다.

이런 경우 모든 사건에 대해 운전자가 법적으로 처벌받는 것은 아니다. 교통사고 전문인 김민호 변호사는 “무단횡단으로 사고가 났을 때 여러 요인을 종합해 판단한다”며 “운전자의 예측 가능성과 회피 가능성 여부를 비롯해 날씨, 시간, 복장 상태, 주행속도는 물론이고 전방주시의무 위반 여부 등 사건의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 법적 처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결국 무단횡단으로 인한 운전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보행자의 특성을 명확히 파악해 방어운전을 하는 수밖에 없다. 차량 통행이 적거나 횡단보도가 멀리 있을 경우 보행자들이 무단횡단하는 경향이 높다. 또 무단횡단자를 발견할 경우 112에 곧바로 신고해 관할 경찰관에게 인계되도록 해서 사고를 예방하는 것도 방법이다.

노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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