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불과 2년만에…서울·경기 아파트 28만채 주택연금 못 받는다

서울·경기 공시가격 9억원 초과 아파트 급증
서민 노후 위한 주택연금 가입 요건 탈락도 급증
김은혜 의원 “정책실패로 복지실패 가져와”


서울시와 경기도 소재 아파트 28만 가구가 불과 2년 사이 ‘주택연금’조차 못 받는 처지에 놓였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주택연금 가입 기준인 공시가격 9억원을 넘어선 탓이다. 주택연금이 아파트뿐만 아니라 모든 거주 주택에 적용된다는 점을 보면 대상에서 제외된 가구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별다른 소득 없이 주택만 보유한 장년층의 경우 노후 대비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귀책사유가 부동산 정책을 실패한 정부에 있다는 인식이 논란을 키운다.

공시가격 9억원 초과 아파트, 28만채 늘었다
30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시와 경기도 내 공시가격 9억원 초과 아파트 수는 2년 사이 급증했다. 서울시의 경우 2019년만 해도 19만9646가구였던 것이 올해에는 40만6617가구까지 배가량 늘었다. 경기도는 폭증 수준이다. 2019년에 8835가구였던 9억원 초과 아파트 수는 2021년에 8만1842가구로 9배 정도 늘어났다. 두 곳만 합해도 27만9978가구의 공시가격이 급작스레 9억원을 초과했다.

주택연금 대상에서 제외된 가구 수이기도 하다. 주택연금은 장년층의 노후 안정을 위해 거주 중인 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지급하는 정책이다. 다주택 여부와 상관없이 부부 합산 공시가격이 9억원 이하라면 가입 가능하다. 종신·확정기간 중 방식을 선택해 월 수령 금액을 조정할 수 있다. 가령 종신방식의 경우 만 55세인 가입자가 공시가격 9억원 집을 담보로 했을 때 사망 시까지 월 144만원을 받는다. 고령일수록 월 수령액이 커지기 때문에 국민연금 외에 수익이 없는 장년층에겐 가뭄의 단비가 된다. 그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주택이 대폭 사라진 것이다.

전체 주택 합하면 탈락 가구 더 늘어
주택연금이 아파트뿐만 아니라 단독주택, 다세대 등 모든 거주 주택에 적용된다는 점을 볼 때 혜택에서 제외된 가구 수는 이보다 많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만 해도 아파트값에 이어 단독주택까지 급등세다. 김 의원에 따르면 서울 시내에서 주택연금 대상인 공시가격 9억원 이하 주택 수는 올해 246만9883가구로 전년(256만532가구)보다 10만 가구가량 줄었다.

부동산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27번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서 집값은 계속 올랐다. 집값이 현행 수준으로 안정세를 띈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발표하며 시세 대비 평균 68.1% 수준인 9억원 미만 아파트의 공시가격을 2030년까지 90%로, 9억 이상 15억원 미만 아파트는 2027년까지 90%로 끌어올린다고 했다. 주택연금 탈락 가구가 더 나올 수 있다.

여당에서는 주택연금 가입기준을 없애는 법안을 추진 중이지만 언제 법이 통과되고 발효할지 모른다. 서민인 장년층들은 그 때까지 기다려야만 하는 것이다. 김은혜 의원은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폭등시키는 ‘정책실패’로 서민들을 복지대상에서 밀어내는 ‘복지실패’를 가져왔다. 서민들과 고연령층을 고려해 대상 주택 가격 기준 추가 완화 등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