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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스 조별리그 꼴찌’ 바르사…쿠만 경질은 해답일까

성적 부진, 재정난까지 총체적 난국
리빌딩 과정이라기엔 미래 안 보여
차비 등 후임 거론…성공 가능성은 의문

로날드 쿠만 바르셀로나 감독이 지난 23일 누에보미란디야 경기장에서 열린 라리가 카디스와의 경기 중 잔디 위를 바라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페인 라리가의 한 축을 담당해온 명문 바르셀로나의 추락이 계속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 리오넬 메시가 떠난 뒤 지난 시즌보다도 더한 위기의 연속이다. 현지에서는 로널드 쿠만 감독을 향해 경질설이 쏟아지지만 현실적인 대안이 있느냐는 우려도 있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벤피카와의 원정 경기에서 0대 3으로 패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 0대 3 완패에 이어 또다시 굴욕적인 패배다. 이로써 바르셀로나는 E조 꼴찌로 쳐지며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처했다. 쿠만 감독은 경기 뒤 “(상대적으로 나았던 경기력을 고려하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라고 말했다.

쿠만 감독의 변명과 달리 최근 바르셀로나가 보이는 경기력은 단순히 경기력으로 자위할 수 없는 수준이다. 바르셀로나는 라리가 6라운드를 치른 현재 6경기 3승 3무를 기록 중이다. 얼핏 심각하게 나쁘지는 않은 결과로 보이지만 무승부를 거둔 상대는 카디스 그라나다 애틀래틱빌바오로 하나같이 한 수 아래 전력이다.

전통의 맞수 레알 마드리드에 비한다면 더 초라하다. 라리가에서 1경기를 더 치른 레알은 7경기 21득점 8실점으로 바르셀로나가 기록 중인 11득점 5실점에 비해 나은 공수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레알 역시 UCL에서 몰도바 구단 셰리프 티라스폴에 패하며 망신당했지만 바르셀로나가 겪는 위기에 비교할 바는 아니다.

쿠만 감독에게 경질설이 쏟아지는 건 당연한 순서다. 현지 매체 마르카에 따르면 구단 레전드 출신 차비 에르난데스, 벨기에 국가대표팀 감독 로베르토 마르티네즈가 후임 후보다. 이 매체는 앞서 승리했던 레반테전과 패배로 끝난 벤피카전, 그리고 다음달 2일 예정된 리그 디펜딩챔피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경기가 쿠만 감독 경질 여부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불운도 뒤따르는 중이다. 중심전력이 되어야할 아르헨티나 공격수 세르히오 아게로와 지난해 폭발력을 보여준 안수 파티, 중앙미드필더 페드리가 모두 드러누웠다. 윙어 우스만 뎀벨레, 수비 리더 격인 조르디 알바까지도 부상이라 정상적인 선발 라인업을 구성하기도 어렵다.

당장의 경기력 외에도 팀 재정상황 역시 심각하다. 이미 코로나19로 인한 재정 악화 탓에 메시를 떠나보냈던 바르셀로나는 앙투안 그리즈만을 리그 경쟁 상대인 아틀레티코에 임대 보냈다. 일각에서는 당장 쿠만 감독 경질을 망설이고 있는 게 1200만 유로에 달하는 위약금 때문이라는 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바르셀로나가 호성적을 내는 게) 현실적인지 아닌지는 논점이 아니다. 바르셀로나라면 최소한 지더라도 자신들의 티키타카 스타일을 시도해보기라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UCL 무대에서 패배만이라도 피해보려다 두들겨 맞아선 안 된다. 리그에서 그나라다나 카디즈에 1대 1, 0대 0 무승부를 거두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다만 현재의 위기가 쿠만 감독을 경질한다고 당장 해결될 수 있는지에는 우려가 많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경질이 유력하긴 하지만 쿠만을 내친다면 대안이 있는지 물었을 때 다른 그럴 듯한 감독을 데려올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름이 나오는 감독들도 바르셀로나 팬들에게 흡족하진 않을 것이다. 성공확률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은 새 감독을 데려오더라도 바르셀로나가 특유의 티키타카 스타일을 고수할 수 있을지 역시 회의적으로 봤다. 그는 “지금 바르셀로나에 필요한 건 있는 선수들 가지고 최대한 잘할 수 있는 지도자지, 바르셀로나 철학을 부활시킬 인물이 아니다”라면서 “후자를 원한다면 앞으로 더 위험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위원은 “지금의 바르셀로나는 과거와 같은 시스템이 돌아가지 않을 뿐 아니라 다른 팀에 비해 장점이 없는 선수단”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는 바르셀로나의 고유 철학 같은 건 다 허황된 소리”라면서 “지금 가장 필요한 건 테크닉 피지컬 스피드 등 축구에 필수적인 요소들에 능하면서 최소한의 순위를 유지시켜 줄 수 있는 유형의 인물”이라고 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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