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우리 순항미사일, 北보다 빨라”…투트랙 전략 본격화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경북 포항 영일만 해상 마라도함 격납고에서 열린 제73주년 국군의날 기념 다과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 순항미사일이 북한보다 속도가 훨씬 빠르다”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남북 대화 국면에서 청와대가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공개한 것에 대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우리 군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무기의 성공적인 시험발사를 참관하고 돌아온 다음날 참모회의에서 “SLBM 발사가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지만, 다른 전략무기 성공 의미가 국민께 다 전달되지 못한 아쉬움도 있으니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홍보함으로써 국민께서 자부심과 자신감을 갖도록 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전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공대지 미사일 시험발사도 성공했는데 우리가 개발 중인 국산 초음속 전투기인 KF-21에 장착하면 세계적 무기체계를 갖추게 되고 KF-21의 수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제72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 경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박 수석은 “‘문재인 정부는 안보에 약하다’는 것은 가짜 정치 프레임에 불과하다”며 “참여정부와 문재인정부의 국방비·방위력개선비 증가를 보면 보수정부보다 우리 정부가 안보와 국방을 얼마나 중요시해 왔는가를 확연하게 알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최근 순항미사일과 초음속미사일, 지대공미사일 실험발사를 한 것과 별개로 남북 연락통신선 복원을 언급하며 대화 재개 의지를 보인 상황에서 청와대가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국군의날 기념사에서 북한을 단 한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제안했던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국군 최고통수권자의 가장 큰 책무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만들고 지키는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정부와 군은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지난달 30일 북한의 신형 지대공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만 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수석이 북한과 우리의 미사일 속도를 비교하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공개한 것이다.

이를 두고 청와대가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로 인한 국민 불안을 잠재우되 남북 대화 기조는 이어가는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상황을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국가의 책무를 하지 않는 것은 안된다”며 “안보는 양보할 수 없는 것이고, 국가 존재의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향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로키(low-key) 모드를 이어가되, 기회가 될 때마다 북한을 압도하는 우리 군의 군사력을 적극 홍보할 방침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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