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치니 아수라 떴다…넷플릭스,너 뭘 좀 아는거니?

누리꾼들 “넷플릭스 검색어 상관관계 궁금”
넷플릭스 측 “인위적으로 넣고 빼고 안 해”

넷플릭스 캡처

“넷플릭스에 이재명 검색했더니 영화 <아수라>가 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검색창에 정치인 이름을 검색해봤다는 게시글이 여럿 올라왔다.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진 뒤 국민의힘 대권 주자 홍준표 의원이 지난달 21일 “꼭 아수라 영화를 보는 기분”이라고 말한 뒤부터다. 누리꾼들은 넷플릭스에 ‘이재명’을 검색하니 영화 <아수라>와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이 나왔다며 이 지사와 해당 작품 간 관계가 궁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넷플릭스에 이 지사의 이름을 검색해보니 해당 작품들이 화면에 노출됐다. 2016년 개봉한 <아수라>는 가상의 도시 ‘안남시’를 배경으로 조폭과 결탁해 각종 범죄를 저지르는 시장(市長)과 그의 뒷처리를 담당한 경찰을 둘러싼 이야기를 다룬다. <경이로운 소문>에선 대통령을 꿈꾸는 ‘중진시’의 재선 시장이 각종 악행과 비리를 저지른다. 일부 누리꾼은 이 지사를 둘러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작품 속 ‘부패 시장’ 이야기와 비슷하다며 알고리즘의 콘텐츠 추천이 우연만은 아닐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이들의 의심처럼 정말 넷플릭스 알고리즘은 무언가를 알고 있는 것일까. 추천된 콘텐츠와 대선 주자에 관한 모종의 연관성을 암시하고 있는 건 아닐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다른 여야 대선 주자 8명의 이름도 검색해봤다. 가장 먼저 실험해본 건 이 지사와 함께 ‘양강’으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대선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윤석열·홍준표·이낙연 검색해도 <아수라> 나와

윤 전 총장을 검색한 화면엔 <아수라>와 <내부자들>, <오징어 게임>이 노출됐다. 이 지사와 같은 결과다.

이 지사를 검색한 화면(왼쪽)과 윤 전 총장을 검색한 화면(오른쪽). 넷플릭스 캡처

차이라면 윤 전 총장 검색 결과엔 이 지사와 달리 <빅쇼트>와 <겨우, 서른>, <이브 생 로랑> 등의 작품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빅쇼트>는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당시 위기가 닥쳐올 것을 직감한 주인공의 시선으로 당시 월가의 방만한 모습을 비판적으로 보여주는 영화다. 중국 드라마 <겨우, 서른>은 서른을 앞둔 여자 주인공 세명이 중국 상하이에서 겪는 일들을 다룬다. 프랑스 영화 <이브생로랑>은 크리스찬 디올 사후 수석디자이너로 임명된 이브 생 로랑의 일대기를 그렸다. 줄거리만 놓고 봐서는 모두 윤 전 총장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어 보인다.

'썸트렌드' 캡처

<아수라>는 홍준표 의원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검색해도 동일하게 노출됐다. 검색 결과가 이같이 나오는 이유를 정확히 알 방법은 없다. 넷플릭스 측이 검색 알고리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추천 콘텐츠 시스템’에 콘텐츠 관련 정보를 포괄적으로 반영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간의 힌트는 구할 수 있다.

소셜 빅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썸트렌드’를 이용해 확인해보니 이 지사의 이름이 ‘아수라’와 함께 SNS에서 언급된 횟수는 7일 기준 2369회로 다른 모든 단어보다 많았다. 이어 윤 전 총장이 220회, 홍 의원이 203회, 이 전 대표는 173회 언급됐다. 온라인 검색어로 드러난 관심이 넷플릭스 검색 결과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으리라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연관성 없는 작품 나온 유승민…이낙연엔 ‘기자 영화’ 추천

윤 전 총장과 <이브 생 로랑>처럼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콘텐츠가 추천되는 경우도 많았다. 영화 <오케이마담>과 <회사원>,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더 길티> 등 세 편이 검색된 유승민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오케이마담>은 난생 처음 해외여행을 떠나게 된 부부가 비행기에서 테러리스트를 만난다는 설정이고, <회사원>은 한 살인청부회사와 그 직원이 갈등을 빚는다는 줄거리다. <더 길티>는 2019년 개봉했던 덴마크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한 여성으로부터 수상한 전화를 받은 긴급신고센터 직원이 본능적으로 납치 상황임을 직감하고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다. 이 역시 유 전 의원과 아무런 관계가 없어 보인다.


다만 여권 2위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의 경우 검색 결과에 <모비딕>이 포함됐다. <모비딕>은 서울에서 일어난 의문의 폭발 사고를 추적하는 신문사 사회부 기자의 이야기다. 이 전 대표가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점을 고려하면 아주 관계가 없다고 할 순 없다.

이밖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 박용진 의원은 검색 결과가 하나도 없었다.

넷플릭스 측 “확인 중…인위적인 결과는 아냐”

이런 현상에 대해 넷플릭스 관계자는 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용자가 특정 작품을 검색했지만 해당 작품이 넷플릭스에 존재하지 않을 때 최대한 유사한 작품을 추천해주게 돼 있다”면서 “작품 제목이 아닌 특정 인물의 이름을 검색했을 땐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확히 어떤 알고리즘을 통해 (정치인 이름을 검색한 결과가) 이렇게 나오는지는 확인 중이다. 다만 인위적으로 검색 결과를 넣는다거나 빼는 일은 당연히 없다”고 강조했다.

'플릭스패트롤' 캡처

이 지사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격화하면서 누리꾼의 호기심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수라>의 인기 순위가 급상승하고 있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개봉 당시 259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친 이 영화는 홍 의원 언급 뒤 최근까지 그야말로 ‘역주행’을 하고 있다.

스트리밍 영상 콘텐츠 순위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플릭스패트롤’의 집계 기준으로, <아수라>는 지난달 23일까진 넷플릭스 영화 순위 1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지난달 24일 처음 순위에 진입한 후 30일엔 2위까지 올랐다. 이후 수일째 5위권 밖으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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