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포맷’에 전세계 열광…제작자 보호장치 필요”


K팝과 K드라마에 이어 ‘K-콘텐츠 포맷’까지 세계로 진출하면서 K-콘텐츠가 세계 미디어 시장의 주류에 진입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다만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선 콘텐츠 제작자를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선영 CJ ENM 총괄프로듀서(CP)는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열린 2021 국민미래포럼에서 ‘2021 소프트파워로서 K-콘텐츠의 글로벌 위상과 미래를 위한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이 CP는 “‘너의 목소리가 보여’ 프로그램의 포맷이 23개국에 판매되고 ‘오징어게임’이 각종 글로벌 기록을 깨는 등 K-콘텐츠가 세계 시장의 주류에 진입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이 CP에 따르면 한국의 문화는 1990년대까지 수입한 콘텐츠의 영향을 주로 받았으나 2000년대 들어 전환기를 맞는다. 그는 “K팝 중심의 아이돌과 프로듀싱하는 제작자가 등장했고, 1995년에 CJ 등이 대규모 자본을 투자했으며 케이블TV가 만들어졌다”며 “외국 콘텐츠를 사는 게 국내에서 직접 제작하는 것보다 가성비가 좋던 때였음에도 제작역량을 키우기 위해 적자를 감수하며 투자한 기업들의 역할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2000년대 초반 한국 드라마가 중국 일본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으며 ‘한류’가 생겨났다. 2010년대부턴 K팝이 SNS를 중심으로 유럽 중동 남미 등지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2009년부턴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 2012년부턴 CJ의 한류 축제 ‘K-CON’이 세계 각지에서 개최되며 K-콘텐츠를 알리는 역할을 했다.

K-콘텐츠 포맷의 판매도 활발해졌다. 이 CP는 직접 만든 프로그램 ‘너의 목소리가 보여’ 포맷이 23개국에 팔리면서 미국 지상파 채널 폭스(FOX)에서 시청률 1위를 하는 등 성공적으로 방영된 사례를 소개했다. 이 CP는 “단독 부스 하나 없이 포맷을 판매했는데 4년간 가장 많이 팔린 포맷프로그램 9위, 2016년 국제에미상 예능 부문 최종후보에 올르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불과 6년 전만 해도 해외에서 한국 포맷이 뭔지도 몰랐는데 지난해 한국의 포맷 수출이 세계 4위까지 오르는 등 좋은 소식이 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월간지 ‘모노클’은 지난해 한국의 소프트파워 순위를 독일에 이어 세계 2위로 꼽았다. 이 CP는 이 같은 K-콘텐츠의 세계적인 흥행을 ‘독창성’으로 설명했다. 제작비는 미국 시장의 10분의 1 이상 저렴하지만 높은 독창성을 지닌 K-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주목을 받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CP는 “‘오징어게임’ 이전에도 ‘스위트홈’ ‘호텔델루나’ 등 다양한 콘텐츠가 세계적 성공을 거뒀다”며 “잘 만든 콘텐츠는 소프트파워 측면에서 긍정적 이미지 형성은 물론 다른 산업을 견인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주류 시장에서 생명력을 길게 가져가기 위해선 콘텐츠 제작자를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이 CP는 “넷플릭스 등 대규모 글로벌 OTT는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 생산을 돕고 글로벌 유통망을 줄이는 역할을 했지만, 동시에 저작권을 독점해 이익을 가져가는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며 “콘텐츠 역량을 키우고 시장을 앞서나가기 위해선 콘텐츠 제작자를 보호할 방안을 제도권에서 논의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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