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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릴 기미 없는 물류대란에…美 유통업체 전세선박까지 동원

독일 함부르크항에서 하역 작업을 마치고 출항을 준비중인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그단스크(Gdansk)’호. HMM 제공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재고 확보가 중요해진 미국 유통업체들이 전세선박까지 마련하고 나섰다. 미국 서부 항만의 적체 현상이 해소되지 않으며 컨테이너선박이 한 달 가까이 바다에 떠있기만 하자 고안해낸 자구책이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말 연휴를 앞두고 월마트와 코스트코, 홈디포 등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이 선박 대여를 통해 물류대란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서안의 주요 항구인 로스앤젤레스(LA)항과 롱비치항에서 심각한 병목 현상이 발생하며 60척 이상의 선박이 바다에 대기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유통업체들이 아시아 국가에서 제조된 상품을 수입하려면 코로나19 전보다 2배 이상 길어진 80일가량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잠시 주춤했던 해상운임도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글로벌 해상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4647.60포인트를 기록했다. 전주(9월 30일)보다 33.5포인트 오르며 종전 최고치였던 4643.79포인트(9월 24일)를 넘어섰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현 상황은 성수기에 따른 물동량 증가 영향도 있지만, 앞서 수에즈운하와 옌톈항 등이 폐쇄됐던 여파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선박과 컨테이너가 회전하지 못해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 서안 항만에서 24시간 근무 체제를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기존에 적체된 물량에 새로 쏟아지는 물량까지 동시에 처리해야 해 물류대란 해소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이 기존 물류업체를 통해 나르는 것보다 2배 이상 비싼 값을 지불하고라도 전세선박 확보에 나선 것이다. WSJ에 따르면 선박 대여에 드는 비용은 14만 달러(약 1억6700만원)에 달한다. 게다가 기존 대형 선박들이 2만개가량의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데 비해 전세선박은 1000개 안팎의 컨테이너밖에 나를 수 없다. 하지만 정시성과 예측성을 높일 수 있고, 수요가 많은 상품을 우선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선박 규모가 작아 LA항이나 롱비치항 인근의 소규모 항만에서도 통관 작업을 할 수 있기도 하다. 이에 코스트코는 3척의 선박을 대여했고, 홈디포도 전세선박을 마련키로 했다.

미 서안 항만에서의 병목현상은 우리나라 중소 수출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컨테이너와 선박을 구하기가 어려워진데다 운임까지 올라 제때 상품을 실어 나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정부와 국적선사, 대기업 등이 힘을 합쳐 ‘선복 나누기’를 통해 중소 수출기업을 돕고 있다.

이날 HMM은 농림축산식품부에 11월부턴 미주 노선에 이어 호주 노선에도 국내 농식품 수출업체에 월 36TEU의 전용 선복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밖에도 HMM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을 통해 미주 서안과 동안, 유럽 노선에 임시선박을 투입해 중소기업을 지원해왔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SM상선, HMM, 고려해운, 포스코, 현대글로비스 등 물류사 및 대기업이 지난 7월부터 중소기업 화물 합적·운송을 지원한 결과 현재까지 148개 기업의 컨테이너 물량 492TEU, 벌크 물량 약 21t이 운송됐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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