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욕설 논란에 심석희 “죄송하다…충돌 고의 아냐”

한국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인 심석희가 11일 자신의 동료 비하 논란과 관련해 사과 입장문을 발표했다. 국민일보 DB

한국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인 심석희(24·서울시청)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한 대표팀 코치와 휴대전화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동료 선수 최민정과 김아랑을 조롱했다는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심석희는 당시 조재범 전 코치의 폭행으로 정신적·신체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비롯된 실언이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일부 경기 결과에 영향을 줬다는 의혹에 대해선 극구 부인했다.

심석희는 11일 소속사 갤럭시아에스엠을 통해 동료 욕설 논란과 관련한 입장문을 내고 사과의 말을 전했다. 심석희는 “2018년 평창올림픽 기간에 있었던 미성숙한 태도와 언행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실망과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특히 기사를 접하고 충격 받았을 김아랑 선수와 최민정 선수, 그리고 코치 선생님들께 마음 깊이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달하고 싶다”고 전했다.

심석희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조재범 코치로부터 무자비한 폭행을 당해 뇌진탕 증세를 보이고 진천선수촌을 탈출하는 등 당시 신체적·정신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였다”면서 “스스로 가진 화를 절제하지 못하고, 타인에 대한 공격적인 태도로 드러내며 미성숙한 모습을 보인 점은 현재까지도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후 장기간 입어온 폭력의 피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저 스스로 여러 가지 노력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주변 선수들에게도 진심으로 다가가기 위해 애써왔다”며 “그럼에도 관련 선수들이 큰 상처를 입었을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모든 방법을 통해 사과의 마음을 전하고자 노력하는 중”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동료 비하 논란이 불거진 뒤 누리꾼들은 심석희의 SNS에 찾아가 비난 댓글을 달고 해명을 요구했다. 심석희 인스타그램

이번 ‘동료 비하’ 논란은 앞서 한 매체가 심석희와 대표팀 A코치의 휴대전화를 통해 사적으로 대화한 내용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이들의 대화 내용은 심석희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러 재판에 남겨진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 측이 법정에 제출한 변호인 의견서 내용이 유출돼 알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심석희는 평창올림픽 기간 동료 최민정과 김아랑을 언급하며 비하했고, ‘개××’ ‘씨×’ 등 욕설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들의 대화에서는 최민정의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우승을 막기 위해 심석희가 결승에서 고의로 부딪혀 동반 탈락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까지 담겨 논란이 됐다. 이에 누리꾼들은 심석희 SNS에 찾아가 비난 댓글을 달고 명확한 해명을 요구한 바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최민정과 심석희가 충돌한 뒤 넘어져 미끄러지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심석희는 “브래드버리 선수를 언급하며 제가 올림픽 경기 때 의도적으로 넘어진 것처럼 서술한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다른 선수를 넘어뜨려야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고, 실제로도 그런 행동은 절대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그는 자신과 최민정이 아웃코스를 통해 상대방을 추월하는 방식을 주특기로 쓴다는 점을 언급했다. 당시 경기에서도 각자의 특기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경기에서 심석희와 최민정은 충돌해 넘어졌고, 실격 처리됐다.

심석희는 “제가 고의로 최민정 선수를 넘어뜨리지 않았다는 것은 전문가들의 조사를 통해서 충분히 밝혀질 수 있는 분명한 사실”이라면서 “추후 진상조사 등이 이뤄져 이에 관한 많은 분들의 오해가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심석희가 지난 3월 열린 제36회 회장배 전국남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대회 여자 일반부 1000m 결승전 경기에 참가한 모습. 연합뉴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이번 논란이 불거지면서 심석희를 대표팀에서 동료 선수들과 분리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선 선수들이 함께 훈련하는 게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심석희는 현재 진천선수촌에서 퇴촌한 상태다.

아울러 심석희는 오는 21~24일 예정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시리즈에도 불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대회에는 개인 종목뿐 아니라 계주 등 단체전 종목도 열리기 때문이다. 연맹 측은 쇼트트랙 대표팀 정상화를 위해 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사건의 전말을 면밀히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동료 비하·고의충돌 논란’ 심석희, 대표팀서 분리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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