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사업해”… ‘개발이익 환수제’ 묻자 헌재 사무처장 답

박종문 처장 “다 환수하면 누가 사업하겠느냐”
재산비례 벌금제에 대해선 구체적 답변 피해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35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출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박종문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개발이익 국민 환수제’ 공약에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박 사무처장은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헌법재판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대장동 사업은) 민간업체에 돈벼락을 준 게 논란인데 앞으로 개발이익 100%를 환수하겠다고 얘기한다. 이런 경우 참여할 기업이 있겠는가”라고 묻자 “말씀대로 개발이익을 100% 환수하면 누가 사업을 하겠는가”라고 답했다.

조 의원의 질의는 부동산 개발이익 환수를 법제화하겠다는 이 지사 공약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으로도 해석된다. 박 사무처장 역시 같은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지사는 성남 대장지구 개발 의혹 사태가 불거지자 부동산 ‘개발이익 환수 법제화’ 카드를 꺼내 들며 정면 돌파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 개발이익 환수제 강화에 대해서는 국민 절반 가까이가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8~9일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개발이익 환수제도 강화에 대해 ‘공공의 이익을 위해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49.7%로 ‘개발 사업이 위축될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한다’는 응답(37.9%)보다 많이 나왔다.

박종문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연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조 의원은 이 지사의 다른 핵심 공약인 재산비례 벌금제에 관한 의견도 구했다. 그는 “이 지사는 경제적 능력을 고려해서 벌금을 차등 부과하자는 재산 비례 벌금제도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대선 후보 역시 헌법에 입각해 공약을 내야 책임감 있는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실질적인 법 집행의 형평성을 근거로 재산에 비례해 벌금 액수를 차등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재산비례 벌금제는 피고인의 경제력에 따라 벌금 액수에 차이를 두는 것을 뜻한다. 같은 범죄를 저질렀더라도 재산이 많으면 재산이 적은 사람보다 더 많은 벌금을 내도록 하는 제도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 19·20대 국회에서 수차례 관련 법안이 발의됐다가 폐기됐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형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해 국회에 계류 중이다.

그간 법조계 안팎에선 재산비례 벌금제가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재산권 침해 소지가 크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조 의원 역시 이 점을 에둘러 언급하며 재산비례 벌금제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입장을 물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 사무처장은 “어느 대선 후보든 공약이 헌법 가치 내에서 가능한 것이어야 하겠다”는 원론적 답변으로 피해갔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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