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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에, 난동부려도 ‘확진자’라… 손 못대는 격리병동

최근 광주 병원서 20대 남성 투신 소동
충남서 병실 이탈시도, 간호사에 폭력 난동도
“경찰·소방관 접근 불가…돌발 상황에 대한 대응 매뉴얼도 없어”

광주의 한 병원에서 20대 남성이 간호사가 담배를 수거했다는 이유로 투신 소동을 벌였다. 유튜브 캡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전담 병원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격리 병동 내 확진자의 폭행이나 난동 등에 대한 대처 매뉴얼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의료진들의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광주의 한 병원에서는 20대 남성이 의료진의 지속적인 금연 지시에도 담배를 피우자 간호사가 담배를 수거했다는 이유로 투신 소동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 4층 베란다 난간에 매달린 남성은 의료진에게 “여기서 담배 딱 하나 피우고 안 피울게”라면서 “안 주면 뛰어내린다”고 협박까지 했다.

온 몸에 문신을 한 이 남성은 특수 절도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됐는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해당 병원에서 열흘간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입원 기간 동안 흡연, 기물파손, 배달음식 주문 등 상습적으로 문제를 일으켰다.


당시 이 남성의 투신 소동으로 인해 소방관과 경찰 10여 명이 병원으로 출동했고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 건물 1층에 에어 매트를 설치했다. 그러나 정작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격리 병동을 출입하려면 전신보호복, 마스크, 고글 등 레벨D 보호장구를 착용해야 하는데,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소방관은 전신보호복을 착용하지 않아 난동을 부리는 확진자에게 접근하는 것조차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결국 병원 관계자의 긴 설득 끝에 이 남성은 베란다 난간에서 내려와 사건이 일단락됐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코로나19 전담 병원에서 확진자의 돌발 행동과 관련해 규정된 것은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는 것 뿐”이라면서 “대응체계나 관련 규정.법령이 미비하다. 공식적인 대응체계가 심도있게 논의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중대범죄를 저지른 경우를 제외하면 코로나19에 확진돼 격리 대상이 된 자는 완치 후에 조사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런 경우 범죄 혐의를 받는 확진자가 격리 병동 내에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지만, 그에 대한 대응은 마련되지 않은 셈이다.

지난 7월 충남지역 한 병원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병실 이탈을 저지하려는 여성 간호사의 개인보호장비(PPE)인 전동식 호흡장치(PAPR)를 떼어내고, 간호사를 밀치고, 목을 조르는 등 난동을 부린 사건이 있었다. 당시 간호사 3명은 환자의 이탈을 막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돼 자가격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병원 측은 이 환자를 자가격리 중인 간호사들을 대신해 업무방해 및 폭행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이처럼 유사 사건이 빈발하고 있지만 관련 대책은 전무하거나 각 병원 등 차원에서 마련하고 있는 실정이다.

천안의 한 경찰서 관계자는 1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천안의 한 병원에서도 확진자가 담배를 피우게 해달라고 소동을 벌여 신고가 들어온 적이 있었다”며 “만일의 사고를 대비해 해당 경찰서에서 전담하는 병원의 관계자들과 협의해서 자체적으로 대응체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전담 병원 측에서 응급실에 있는 비상벨을 격리 병동 내에도 설치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며 “현재 격리 병동에 비상벨이 설치된 상태”라고 밝혔다.

박채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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