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으로 軍면제 받고도”…의사 등 수십명 의료계 종사

“애초에 병역판정검사에서 속임수 쓴 경우”
“질환 호전시 만 38세 이전 병역 의무 이행”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 강대식 의원실 제공

군 입대를 위한 신체검사에서 ‘정신질환’으로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아놓고 의사, 어린이집 원장 등 정신질환이 있다면 이행할 수 없는 직업을 가진 이들이 80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2017~2021) 정신·안과 질환 병역면제자 중 취득 제한 자격·면허 발급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신질환을 사유로 면제판정을 받은 이들 가운데 수십 명이 의료계에 종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의사가 된 사람은 6명, 치과의사 2명, 한의사 3명, 간호사 1명, 전문의 2명, 간호조무사 9명 등으로 나타났다. 방사선사, 물리치료사, 응급구조사가 된 이들도 4명으로 집계됐다.

그밖에 어린이집 설치·운영자도 24명으로 조사됐다. 이같이 정신질환이 있다면 취득이 제한되는 자격·면허를 발급 받은 이들은 총 80명에 달했다.

‘병역판정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에 따르면 병역이 면제되는 정신질환은 조울증(양극성 장애), 조현병 등 중증 질환이다.

이는 법적으로도 문제가 된다. 의사의 경우 의료법 ‘제8조 제1호’, 어린이집 설치·운영자라면 영유아보육법 ‘제16조 제2호’에서 “망상, 환각, 사고나 기분의 장애 등으로 인해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중대한 제약이 있는 정신질환자”의 자격 취득을 금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간호사, 간호조무사, 응급구조사 역시 관련법에 따라 자격 발급을 제한한다.

강대식 의원은 “병역판정검사를 받을 때는 정신질환이 있다고 했으나 막상 이같은 병이 있다면 얻을 수 없는 직종의 자격증을 딸 때는 정신질환이 없다고 허위 대답하거나 애초에 병역판정검사에서 속임수를 쓴 경우 등이 상당히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병역 면제 판정을 받은 뒤 증세가 호전돼 이같은 자격증을 취득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강 의원 측은 “질환이 호전됐다면 병역법에 따라 만 38세 이전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게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병무청의 관리 소홀도 문제다. 이들이 병역판정검사 과정에서 속임수를 썼는지 입증할 수 있는 ‘확인신체검사’를 병무청은 지난 3년간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병무청의 직무유기로 봐야 한다는 게 강 의원의 지적이다.

강 의원은 “현재 병무청이 관리하는 정신질환자 취득 제한 자격·면허에는 수렵면허, 주류제조사, 보육교사 등도 있는데도 병무청은 이에 대한 현황조차 관리하지 않고 있다”며 “정신질환자 등 자격·면허 제한자의 면탈여부와 종합적인 조사·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원태경 인턴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