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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배출 난감한 ‘캡슐커피’…친환경 대안은 [에코노트]

게티이미지뱅크

‘홈카페’는 커피 좋아하는 사람들의 로망 중 하나입니다. 집에서도 질 좋은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나만의 카페를 차리는 거죠.

커피를 내리는 도구는 다양하지만 홈카페 입문자들이 선호하는 건 역시 캡슐커피입니다. 원두가 담긴 캡슐을 넣고 빼기만 하면 금세 커피 한 잔이 완성되니까요.

그런데 고압을 견디도록 설계된 캡슐커피는 일반 플라스틱보다 오래 자연에 남아있다고 합니다. 최근 영국에선 전 세계에서 1분당 2만9000개의 캡슐이 매립된다는 연구가 나오기도 했죠. 환경도 생각하면서 캡슐커피도 즐길 방법, 정말 없는 걸까요?

작고 복잡한 구조… 그래도 10명 중 4명은 “분리배출”
한국소비자원 제공

캡슐커피는 용기에 필터를 깔고 원두를 넣은 뒤 다시 필터로 덮어서 밀봉한 구조입니다. 용기에 쓰인 알루미늄이나 플라스틱은 재활용할 수 있고, 원두는 말려서 방향제나 비료로 쓸 수 있습니다. 내용물을 꺼낼 때 칼이나 캔 오프너 같은 도구를 사용해야 해서 소비자로선 무척 분리수거하기 까다로운 품목입니다.

‘내 손안의 분리배출’ 앱은 소량이거나 혼합 재질인 경우 캡슐을 일반 쓰레기로 배출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크기가 작아 일일이 선별해 재활용하기 어렵다는 것이죠. 커피 캡슐에는 분리배출 표시도 없습니다. 내용물 용량이 30㎖ 또는 30g 이하일 경우 분리배출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거든요.

커터칼로 캡슐커피 뚜껑을 뜯어 내용물을 빼내는 모습. 유튜브 캡처

캔 오프너를 이용해 캡슐커피 뚜껑을 분리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그럼에도 소비자 10명 중 4명은 번거로움을 참고 재활용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5월 말 한국소비자원이 캡슐커피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캡슐 용기를 일반 쓰레기로 버리는 소비자는 41.4%(207명), 재질에 따라 분리 배출하는 소비자는 42%(210명)였지요.

이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응답자의 91%(455명)가 환경오염 개선을 위해서 분리배출 등에 노력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대목이었습니다. 캡슐커피를 만드는 기업들의 변화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만들고 판매하고 회수까지… ‘캡슐 선순환’

N사의 커피캡슐 회수 프로그램 홍보 이미지 캡처

재질이나 구조를 당장 바꿀 수 없다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캡슐 회수’입니다. 실제로 일부 브랜드는 자사의 캡슐커피를 직접 수거해 다른 산업 용도로 재활용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국내에서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N사 한 곳뿐이었습니다. 이 업체는 캡슐을 버릴 전용 가방을 제공한 뒤 고객이 요청하면 무상으로 방문 수거합니다. 매장에 직접 가져다줄 수도 있고요. 자체 공정으로 커피 가루와 알루미늄을 분리하기 때문에 사용한 캡슐을 그대로 넣어 보내도 된다는 게 장점입니다. N사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제품 생산에 사용된 알루미늄의 75%가 재활용됐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원 조사에서 캡슐 회수 프로그램을 이용해 본 사람은 38.3%(111명) 정도였는데요. 캡슐 회수를 제공하는 새 브랜드가 생기면 구매 업체를 바꿀 의향이 있는지 묻자 60%에 가까운 58.4%(292명)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리필 캡슐·생분해 캡슐…‘커피 한 잔의 여유’ 지키려면
게티이미지뱅크

캡슐커피의 문제를 인식한 소비자들은 재사용 가능한 ‘리필 캡슐’로 갈아타기도 합니다. 캡슐 용기를 실리콘이나 스테인리스로 제작한 건데, 원두 가루를 넣어서 사용하는 방식이라 일회용 쓰레기가 나오지 않지요.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과 캡슐커피 머신의 중간 단계라고 할까요. 용기와 뚜껑을 매번 씻어야 하긴 하지만 기존 커피머신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는 후기가 많습니다.

해외에선 캡슐을 통째로 땅에 묻을 수 있는 생분해 제품도 늘고 있습니다. 사무실 같은 공용 공간에서 캡슐커피 머신을 써야 한다면 이런 생분해 캡슐을 이용하는 게 친환경적이겠죠.

캡슐커피 외에도 커피에 얽힌 환경 문제는 다양합니다. 커피 시장이 커질수록 온실가스 배출이나 서식지 파괴 같은 부작용도 늘고 있지요. 커피를 즐기는 일이 지구에 미안한 일이 되지 않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을 하나라도 더 찾아봐야겠습니다. 커피 한 잔의 여유, 그 소중한 일상을 잃고 싶지 않으니까요.

‘환경이 중요한 건 알겠는데, 그래서 뭘 어떻게 해야 하죠?’ 매일 들어도 헷갈리는 환경 이슈, 지구를 지키는 착한 소비 노하우를 [에코노트]에서 풀어드립니다. 환경과 관련된 생활 속 궁금증,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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