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걸음, 부은 이마”…법정 영상 속 정인이 모습

온몸에 멍 든 정인이 생전 모습.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화면 캡처

생후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양모 장씨의 항소심에서 검찰이 정인양의 학대 정황이 담긴 생전 영상을 공개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성수제 강경표 배정현)는 15일 장씨와 남편 안모씨의 항소심 공판에서 검찰과 피고인 측이 신청한 동영상을 법정에서 재생했다.

검찰은 장씨의 학대 정황을 입증할 수 있는 동영상을, 안씨는 평소 자신이 정인양을 학대·방치하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할 동영상을 각각 증거로 제출했다.

먼저 검찰은 지난해 7∼8월 무렵 잘 걷던 정인양이 같은 해 10월에는 어딘가 몸이 불편한 듯 간신히 걸음을 내딛는 장면을 지적했다. 일부 영상에는 큰 상처를 입고 이마가 부어있는 정인양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검찰은 장씨가 이 기간에 정인양을 상습 폭행·학대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장씨의 변호인은 “이마의 상처는 피해자의 당시 잠버릇이 좋지 않아 폭행으로 발생했는지, 뒤척이다 다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9월 초부터 3주 정도 밥을 잘 먹지 않아 기력이 떨어지고 체중이 떨어져 예전보다 잘 걷지 못한 것”이라며 “성인과 보행 감각이 다른데, 이를 학대의 흔적으로 삼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고 덧붙였다.

1심에서 징역 5년 실형과 함께 법정 구속된 남편 안씨 측은 정인양이 안씨의 품에 안겨 놀고 있는 모습 등을 제시하며 평소 아이를 대하는 데에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법정은 이날도 정인양을 추모하는 방청객들로 꽉 들어찼다. 이들은 정인양의 모습이 화면에 비치자 흐느끼며 장씨를 비난해 재판장이 잠시 장내를 진정시키기도 했다. 안씨는 재판 내내 고개를 숙인 채 좀처럼 화면에 시선을 주지 못했다.

검찰은 당초 장씨가 정인양의 복부를 발로 강하게 충격해 숨지게 했다며 공소를 제기했지만, 이날 장씨가 주먹과 손으로도 폭행을 가해 피해자의 장기를 파열시켰다는 내용을 담아 공소장을 변경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5일 항소심 변론을 마무리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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