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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정신적 고향’까지 테러…체제 뒤흔드는 IS-K

1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 시아파 사원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사원 천장에 핏자국이 남아 있다. AP뉴시스

아프가니스탄의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이 잇따라 테러를 저지르며 탈레반 체제를 뒤흔들고 있다.

이슬람국가(IS)의 분파인 IS-K는 15일(현지시간)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 시아파 모스크(이슬람 사원)에서 자폭 테러를 감행해 47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IS-K는 테러 이후 텔레그램을 통해 두 명의 조직원이 자살 폭탄을 터트렸다며 배후를 자처했다.

IS-K의 연이은 테러는 치안 유지와 체제 안정에 성공했다고 홍보하는 탈레반에게는 치명적인 오점이 되고 있다.

이들은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 8일 북부 쿤두즈 시아파 모스크에서 자폭 테러를 저질러 100여명의 사상자를 냈다. 또 3일에는 탈레반 대변인의 어머니에 대한 추도식이 열리던 수도 카불의 모스크에서도 자폭 공격을 벌였다. 8월 26일 카불 국제공항에서는 IS-K의 자폭 공격으로 약 180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1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 시아파 사원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한 후 신도들이 사원 안 피해 상황을 살피고 있다. AP뉴시스

특히 이번 테러는 탈레반의 ‘정신적 고향’인 칸다하르에서 테러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칸다하르는 1990년대 중반 탈레반이 결성된 지역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분쟁 분석 기관인 엑스트랙의 연구원 압둘 사예드는 “이번 칸다하르 테러는 아프간을 통제하고 있다는 탈레반의 주장에 대한 도전”이라며 “만약 탈레반이 IS-K로부터 칸다하르를 지켜내지 못한다면 어떻게 다른 지역도 보호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전문가들이 추정한 IS-K의 대원수는 약 2000명으로 6만~10만명 수준으로 알려진 탈레반 조직에 비교하면 세력이 약한 편이다. 하지만 탈레반의 노력에도 IS-K 축출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과거 IS-K는 농촌 지역을 장악하며 세력을 키웠지만, 최근에는 조직을 잘게 나눠 도시로 파고들고 있다. 또 탈레반이 과거 정부 측을 겨냥해 사용했던 테러 기법을 모방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탈레반과 IS-K는 같은 수니파 무장조직이지만, 시아파에 대한 대응을 놓고 입장 차이를 보이며 대립해왔다. IS-K는 시아파는 배교자이며 무슬림도 아니기 때문에 죽어야 마땅하다는 주장을 펼치지만,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대접받기를 원하는 탈레반은 이제 시아파 등 소수파까지 모두 포용해야 하는 처지다.

특히 탈레반은 최근 시아파를 겨냥한 테러를 행하지 않는 등 시아파에 대해 IS-K보다는 온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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