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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 국적 포기 후 34살 회복신청…법원 “병역 기피 아냐”


17년 만에 국적회복 신청을 한 남성이 “병역 기피가 의심된다”며 불허 결정을 내린 법무부를 상대로 소송을 내 이겼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유환우)는 A씨(35)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국적회복 불허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1986년 미국에서 태어난 A씨는 10년 동안 주로 미국에서 생활하다가 한국에 들어와 중학교를 졸업했다. 17살이 된 2003년 한국 국적을 포기한 A씨는 2005년부터는 미국으로 돌아가 대학 생활을 했다. 하지만 영어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환청이 들리기 시작했고 병원에서 정신질환 진단을 받았다.

A씨는 2009년 9월 치료를 위해 한국에 입국해 4년을 머물렀지만 더 이상 장기 체류가 어려워졌다. 결국 2013년부터는 잠깐 출국했다가 90일 기한의 체류 자격을 얻어 입국하는 방식으로 국내에 머물렀다. 지난해 A씨는 “부모님과 함께 한국에 살면서 경제 활동과 학업을 계속하고 싶다”며 국적회복 허가를 신청했지만, 법무부는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국적을 포기했던 경우에 해당된다”며 불허 결정을 내렸다. A씨는 법무부 결정에 불복해 법원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가 미국 대학에 진학하는 등 국적을 이탈한 무렵에는 향후 미국에 거주할 의사가 있었을 여지가 상당하다”며 “결과적으로 국적회복 신청을 하게 됐지만 이는 당시 예상할 수 없었던 정신질환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A씨가 국적 회복을 신청할 당시 병역 이행 의사를 밝힌 점도 재판부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재판부는 “국적회복 신청 시부터 병역 의무가 면제되는 38세까지는 4년여가 남아있어 병역 의무 이행이 가능한 상태였다”며 “병역 기피를 목적으로 했다면 38세 이후에 국적 회복을 신청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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