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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정신건강 악화로 군사교육 불응은 “정당한 사유”


훈련소에서 정신질환 악화로 퇴소한 뒤 군사교육 소집 명령에 불응한 남성을 병역법 위반으로 처벌해선 안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6개월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8일 밝혔다.

사회복무요원 소집대상자인 A씨는 2019년 4월 병무청으로부터 사회복무요원 소집통보를 받고 이에 응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척추질환으로 4급 판정을 받은 A씨는 2017년 3월 군사교육을 위해 훈련소에 입소했으나 통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등 어려움을 겪다 일주일 만에 퇴소했다.

퇴소 후 치료를 시작한 A씨는 2017년 10월 강박장애·불안장애 진단을 받았고, 2019년 1월에는 충동조절장애 등을 추가로 진단받았다. 병무청은 2017년 12월과 2018년 4월 A씨에게 군사교육 소집 통지서를 보냈으나, A씨는 정신과적 치료를 사유로 진단서와 의사소견을 첨부해 2차례 훈련을 연기했다. 이후 A씨는 2019년 3월 병무청으로부터 소집 통지서를 받은 후 다시 연기 신청을 했다. 하지만 병무청으로부터 사회복무요원 소집 규정상 연기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자 소집을 거부했다.

하급심은 A씨에게 징역 6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 재판부는 “A씨는 아무런 조치 없이 소집에 응하지 않았고, 질병이 있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소집 불응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반면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A씨가 사회복무요원 시작 후 정신적 질환이 발생한 점, 수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점, 여러 차례 의사로부터 장기간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점을 고려했다. 대법원은 “장기간 치료를 요하는 정신질환의 영향으로 군사교육소집에 응하지 못한 것은 피고인의 책임으로 볼 수 없는 사유로 인한 것”이라며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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