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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도 굿, 먹어도 굿, 보기도 굿… 홈가드닝 쑥쑥

모델들이 서울 성동구 '플라츠'에 마련된 팝업스토어에서 LG전자 생활식물가전 LG틔운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서울 마포구에 사는 한모(31)씨는 최근 집안에 식물 생장을 돕는 LED 조명까지 설치하고 본격적 ‘홈가드닝’에 나섰다. 올해 초부터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면서 상추, 치커리, 쑥갓 등을 화분에서 길러 먹는 데 취미를 붙이게 된 탓이다. 한씨는 “실내 인테리어도 되고 직접 먹을 수도 있어 실용적이다. 상추는 연중 가격 변동폭이 큰데 집에서 길러 먹으니 비싸게 사 먹지 않아도 돼 좋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자 지친 일상에 위안을 주는 홈가드닝이나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자기 표출 수단의 하나로 자리 잡으면서 코로나19 사태가 해소되더라도 홈가드닝, 인테레어의 소비 흐름은 이어진다고 분석이 나온다. 전자·유통업계 등은 관련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신제품 출시 등을 서두르고 있다.

19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홈가드닝과 인테리어 관련 매출은 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SSG닷컴이 최근 한 달 간(9월 18일~10월 17일)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가드닝 관련 매출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보다 86% 증가했고 인테리어 카테고리 전체 매출은 36% 늘었다. 특히 직접 페인트칠을 하고 원하는 형태로 문고리를 변경하는 등 직접 인테리어할 수 있는 DIY용 용품 매출은 188%나 뛰었다. SSG닷컴 관계자는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며 인테리어 소품이나 공기 정화 식물 등의 매출이 크게 늘었고, 직접 화분과 자갈, 모래, 흙 등을 구매해 식물을 키우는 고객도 많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홈인테리어 시장 규모는 확장 흐름을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41조5000억원였는데, 올해는 6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소한 가전이었던 가정용 식물재배기도 보편화되고 있다. 교원 웰스가 2018년 업계 최초로 선보인 식물재배기 ‘웰스팜’의 판매량은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리면서 급증하고 있다. 2019년 6000대 수준이었던 판매량은 지난해 1만6000대로 늘었다. 올해는 1~7월에 이미 1만2000대 이상이 판매됐다. 누적 판매량이 5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구독경제 형태를 차용해 기기를 대여하면 채소 모종을 정기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LG전자, 삼성전자 등도 대형 프리미엄 가전을 앞세워 식물재배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생활식물가전 ‘틔운’을 출시했다. LG전자의 냉장고, 정수기,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에 들어가는 급수제어기술, 에어컨의 공조기술, LED 파장 및 광량 제어기술 등을 탑재해 초보자도 쉽게 식물을 기를 수 있도록 식물재배 과정을 자동화한 제품이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CES 2020’에서 자사의 식물재배기를 선보였다. SK매직은 식물재배기 렌털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식물재배기 스타트업 에이아이플러스(AIPLUS)를 인수해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교원 '웰스팜'. 교원 웰스 제공

가드닝이 일상으로 자리잡은 유럽 미국처럼 한국에서 시장 규모가 커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 ‘유로모니터’가 발표한 2019년 미국 가드닝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가드닝 시장은 2018년 기준으로 402조 달러에서 2023년 493조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발명진흥회 지식재산평가센터에 따르면 한국의 식물재배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600억원에서 2025년 5000억원으로 확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식물을 키우거나 집을 꾸미기 위한 방법과 재료를 구하는 것이 과거보다 쉬워져 접근성이 좋아진데다, 주거공간을 꾸미는 것 자체가 자기 표출 수단의 하나가 됐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가 해소되더라도 집을 가꾸기 위한 소비 경향이 계속될 것이라 본다”고 분석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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