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745명, 팬데믹 기간 2460조 벌었다


팬데믹 기간 미국에서 억만장자 숫자가 더 늘어났다. 이들 부자들은 불과 19개월 만에 재산을 약 2460조 원(2조719억 달러) 더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 1년 예산의 4.4배가 되는 부를 2년 도 채 안 돼 창출한 것이다. 주식과 부동산, 사업 등 자산가치가 높아져 생긴 일이다. 팬데믹이 부의 불평등을 얼마나 심화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미국 싱크탱크 ‘정책연구원’(IPS)과 소비자단체인 ‘공정한 세금을 위한 미국인 연합’(ATF)은 재산이 10억 달러 이상인 부자가 지난 15일 현재 745명으로 지난해 3월(614명) 대비 131명 더 늘어났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들 745명의 재산은 같은 기간 2조9475억 달러에서 5조194억 달러로 70%(2조719억 달러) 늘었다. IPS와 ATF는 포브스 억만장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억만장자 745명이 보유한 재산은 미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산한 미국 하위 50% 가구 재산(3조 달러)보다 1.67배가량 많다. ATF는 “지난 19개월 동안 억만장자들이 누린 행운은 코로나바이러스가 노동자에게 미친 파괴적인 영향과 극명하게 대조된다”고 지적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재산은 2094억 달러로 지난해 3월보다 1847억 달러(751%)가 증가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전 CEO는 1922억 달러로 같은 기간 792억 달러(70%)를 더 벌었다. 구글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재산이 각각 1207억 달러, 1163억 달러로 698억 달러(137%), 672억 달러(137%)씩 늘었다.

연준 통계에 따르면 2분기 현재 상위 1% 부자들의 총자산은 미국 전체 자산의 32%를 차지한다.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 1년 반 동안 상위 1% 부자들이 주식과 뮤추얼 펀드로 불린 자산은 6조5000억 달러로 같은 기간 하위 90% 미국인의 자산 증가분(1조2000억 달러)보다 5조3000억 달러가량 많다. 상위 1% 부자들이 늘린 재산 70%가량은 주식에서 나왔다.

상위 10% 부자로 범위를 늘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팬데믹 기간 상위 10% 부자들의 주식 비율은 89%(지난 2분기 기준)로 역대 가장 많다. 그런데 팬데믹 기간 주가가 폭등하면서 상위 10%와 나머지 인구의 자산 가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상위 10% 미국인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43% 급등했다. 같은 기간 하위 90% 주식 가치 증가분(33%)보다 10% 포인트 높다.

CNBC는 “팬데믹 기간 주식시장은 부의 창출 주요 원천이자 불평등 확대의 주요 동인이었다”고 분석했다.

부자들의 재산 증가는 대부분 급여가 아닌 주식, 부동산, 사업 등 투자 가치 증가에 따른 것이어서 조세 불공정 문제도 제기된다. 자산을 매각하지 않는 한 늘어난 부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ATF는 “초 부자들은 자산을 팔 필요가 없다. 대신 막대한 자산으로 은행에서 저렴한 이자로 돈을 빌리며 면세 생활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자산을 매각할 때 20%의 최고 자본 이득 세율을 지불하는데, 이는 같은 급여에 대해 내야 하는 최고 세율 37%보다 훨씬 낮다”며 “이것이 초 부자들이 중산층보다 낮은 세율을 내는 이유”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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