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모녀 살해’ 김태현, 무기징역 1심 불복 항소

우발적 살인 주장, “가족 구성 알지 못해”
항소장 제출, 사형 구형 검찰도 항소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 연합뉴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김태현이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피고인에게 극형 외에는 다른 형을 고려할 여지가 없다”며 사형을 구형했던 경찰도 함께 항소장을 제출했다.

19일 법원에 따르면 김태현 측 변호인과 검찰은 전날 1심 사건을 심리한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오권철)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김태현은 살인·절도·특수주거침입·정보통신망침해·경범죄처벌법위반죄 5개 혐의로 기소돼 지난 12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재판 내내 ‘우발적 범죄’라고 주장했던 만큼 이를 인정하지 않은 법원 판결에 불복한 것으로 보인다. 김태현은 가장 먼저 맞닥뜨린 여동생을 제압하려 했으나 거센 저항에 당황해 살해했고 이후 자포자기 심정으로 귀가한 모친까지 살해했다고 주장해왔다.

결심공판 당시 김씨 변호인은 “칼을 내려놓고 돌아서는 피고인을 피해자(A씨)가 뒤에서 밀쳐 넘어뜨렸고 전세가 역전돼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칼을 들이대 대치하던 중 몸싸움을 하다 피해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계획 범죄를 주장하는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의) 동생이 반항을 시작하자 망설이지 않고 미리 준비한 흉기로 경동맥을 찔렀다”며 “범행 후 자리를 떠나지 않고 귀가한 어머니까지 살해한 것은 결코 우발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검찰이 구형한 사형 선고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범행 대부분을 인정하고 있고 이전에 벌금형 이상의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범행 후 도주하지 않은 점, 반성문을 제출한 점 등을 양형에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사형을 선고하려면 엄격한 요건이 필요하다”며 “향후 격리된 채 자신의 죄를 진정으로 반성·참회하고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도록 사형 이하 형 중에서 가장 중한 무기징역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 만난 A씨가 연락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스토킹을 하다 지난 3월 23일 A씨 집에 찾아가 여동생과 어머니, A씨를 차례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범행 후 A씨의 집에 사흘간 머물며 컴퓨터와 휴대전화로 A씨와 자신이 주고받은 대화 내용 등을 검색해 삭제했다.

김씨는 A씨의 가족 구성을 알지 못했고, 여동생 살인의 경우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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