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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한·미 보란 듯 SLBM 발사…“말로만 하는 종전선언 거부” 의미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왼쪽)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 외부에서 북핵 협의차 방문한 노규덕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일이 서울과 워싱턴에서 각각 종전선언을 포함한 대북 문제를 논의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19일 발사하며 우리 정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특히 미국 측에서 “종전선언 제안을 계속 논의하기를 고대한다”는 이전보다 다소 유화적인 메시지가 나온 직후에 북한이 도발을 감행해 그 의도에 관심이 집중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이번 발사는 말로만 종전선언 논의를 할 게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보이라는 압박의 의미”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서울에선 한·미·일 3국 정보수장 회동이 이뤄졌다. 이날 오전에 열린 국가안전보장위원회(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참석하지 않았는데, 이 시간에 정보수장 회의에 참여했던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이례적으로 회의 개최 사실을 보도자료 형태로 공개했다. 그러면서 “한·미·일 정보기관장들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서도 정보를 공유하며 상황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전날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따로 만나 한반도 정세와 종전선언 구상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선 한·미 북핵수석대표가 18일(현지시간) 만나 종전선언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를 진행했다.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이번 주 후반 서울에서 이 문제(종전선언)와 다른 상호 관심사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대표는 종전선언 논의를 고대한다면서도 대북제재 이행, 북한 인권 등을 언급했다. 양측은 서울에서 23일 다시 만난다.

북한의 이날 SLBM 시험발사는 앞서 자신들이 밝힌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에 따른 것일 수 있지만, 시기적으로 봤을 때 각급에서 진행되는 한·미 회의 일정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 많다. 특히 현재 진행되는 종전선언 관련 논의에 불만을 표출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박원곤 이대 교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종전선언에 선결조건을 얘기하며 이미 선을 그었다”고 말했다. 선결조건이 해결되지 않은 종전선언에 대해 일종의 거부 의사를 내비친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북한의 방점은 이중기준과 적대정책 철회”라며 “당장 종전선언을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은 선결조건을 미국이 수용하지 않으니 도발을 택한 것”이라면서 “미국이 양보하면 좋고, 그렇지 않으면 핵과 미사일능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최대치를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이번 도발에는 한·미의 반응을 시험해보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면서도 “미국과 동맹의 인명과 영토에 즉각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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