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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서류위조, 유럽=해킹사기…무역사기도 천태만상

코로나 틈타 韓 기업 대상 무역사기 증가세


‘동남아 기업과 거래할 때는 서류 위조를, 유럽 기업과의 거래에는 이메일 해킹에 주의하라. 아프리카 기업과 거래할 때는 바이어로 위장해 국내 입국 후 잠적하는 일이 있을 수 있다.’

코트라가 2017년부터 올해까지 지난 4년간 한국 기업을 노렸던 무역 사기 범죄를 유형별, 지역별로 분석한 결론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20일 코트라가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년간 한국 기업에 대한 무역 사기는 520건이다. 가장 많았던 지역은 동남아시아로 총 111건이다.

동남아에서는 송금증이나 수표 등을 위조해서 대금을 지급한 척하고 물품을 받은 뒤 잠적하는 ‘서류 위조’나 제품 수령 후 결제 없이 잠적하는 ‘결제사기’ 유형이 각각 42건, 2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일례로 국내 유통기업 A사는 필리핀 바이어 B사로부터 지난해 말 제품 구매 문의를 받았다. B사는 자기 회사에 대한 소개서와 사업자 등록증 등을 보내며 수출 계약을 체결하자고 요구했다. B사로부터 송금증까지 받은 A사는 이를 믿고 B사 요청에 따라 항공편으로 4만8570달러(약 5772만원) 상당의 제품을 보냈다. 그런데 송금증과 달리 실제 돈은 들어오지 않았고 조사해보니 이 송금증은 위조된 서류였다. 이후 B사와는 연락이 끊겼다.

선진국이 많은 유럽 역시 한국 기업 대상 무역 사기가 81건으로 두 번째로 많은 지역이다. 유럽에서는 특히 무역 당사자 간 이메일을 해킹 등으로 탈취해 거래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제 시점이 돼서야 은행이 달라졌다는 이메일을 보내서 결제대금을 가로채는 ‘이메일 사기’가 26건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국내 기업 C사는 올해 2월 과거 우수 거래처였던 독일 기업 D사로부터 제품 샘플을 주문받았다. 워낙 우수 거래처였기에 송금 확인을 하기 전 제품을 보낸 게 문제였다. D사로부터 제품 샘플에 대한 거래대금이 들어오지 않아 확인해보니 D사 직원이 해킹된 메일을 받고 잘못된 계좌로 송금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기업 대상 무역 사기가 세 번째로 많은 지역은 아프리카(73건)였다. 아프리카에서는 바이어라는 이유로 제품 확인 차 국내 공장 방문을 요청한 뒤 비자 초청장을 받아 입국한 뒤 잠적하는 사례가 13건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많았다. 다만 코로나19로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조치가 강화되면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에는 불법체류 무역 사기가 단 한 건도 없었다.

코로나19 등으로 비대면 거래가 많아지면서 한국 기업 대상 무역 사기도 코로나19 확산을 전후해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7년 9월부터 2019년 8월까지 2년 동안 접수된 한국 기업 대상 무역 사기는 219건이었지만, 코로나 확산 이후가 포함된 2019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2년간 접수된 무역 사기는 301건으로 늘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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