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공정위, ‘미래에셋 계열사 위법 대출’ 정조준…“지분율 본질 아냐”

계열사로 판단될 경우 공정거래법, 자본시장법, 보험업법 위반


“지분율은 20%밖에 안 돼 VS 금산복합집단이 계열사 대출받은 전례 없어”

공정거래위원회는 미래에셋그룹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편법으로 계열사에 개발비 대출을 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핵심 쟁점은 미래에셋그룹이 자회사 산하에 세운 SPC를 계열사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공정위는 이를 증명할 수 있는 근거를 구체화하는 작업 중인 것으로 20일 전해진다.

공정위는 지난 8월 말 미래에셋컨설팅, 미래에셋증권 등을 현장 조사했다. 미래에셋컨설팅의 자회사(YKD)가 전남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관련 법 때문에 계열사인 미래에셋증권 등으로부터 대출을 받지 못하자, SPC인 GRD를 세워 편법으로 자금을 조달했다는 게 공정위 시각이다. GRD는 미래에셋증권에서 396억원, 미래에셋생명보험에서 180억원 등 총 576억원을 대출받아 개발사업을 시작했다.

미래에셋그룹 측은 GRD를 계열사라고 볼 소지가 없고, SPC 설립을 통한 자금조달은 업계의 일반적인 관행이라는 입장이다. 이들이 핵심 근거로 드는 점은 공정거래법 시행령에서 기업집단 소속 회사의 판정 기준인 30%를 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미래에셋그룹의 GRD 지분은 20%(의결권 기준 20.5%)밖에 안 되고, 이사도 한 명만 파견했다.

공정위는 미래에셋그룹에서 내세우는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한다. 물론 외형상으로 봤을 때는 지분 비율 등 문제될 것이 없지만, 문제는 계열 관계에 있는 금융사로부터 대출을 받았다는 것에 있다는 것이다. SPC를 만든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고, 이들의 거래 행태를 뜯어봤을 때 미래에셋과 GRD가 계열 관계인 것을 합리적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부동산 개발 사업에서 SPC를 만드는 것이 관행적인 금융기법 중 하나라는 주장도 미래에셋그룹 사례에 비춰봤을 때 들어맞지 않는다고 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사전에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SPC를 만드는 것이 업계 관행인 것은 맞지만, 통상 금산복합집단이 계열사로부터 대출을 받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GRD가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라는 것을 증명할 만한 여러 정황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중 하나는 YKD가 GRD에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부지 27만㎡를 담보로 제공해줬는데, 통상적인 수준보다 더 큰 규모의 부지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법 시행령은 한 회사가 다른 회사에 통상적인 범위를 초과한 채무보증을 제공하면서, 해당 회사의 경영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면 같은 기업집단에 속하는 것으로 규정한다.

공정위는 이밖에도 미래에셋그룹이 GRD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했다는 정황들을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 공정위가 GRD를 계열사로 봐야 한다고 결론을 내릴 경우, 미래에셋그룹은 고의적인 계열사 지정 회피로 인한 공정거래법 위반에 더해 자본시장법, 보험업법을 모두 위반하는 셈이 된다. 자본시장법은 금융투자업자가 대주주에 신용을 공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보험업법도 이사회 전원의 동의를 얻는다는 전제하에서만 대주주에 대한 보험회사의 신용 공여를 허용하기 때문이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관련 질의가 나오자 “지분율뿐 아니라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지 여부가 계열사를 판단하는 주요 기준”이라며 “실제로 내부거래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통상적 수준을 넘은 채무 보증이나 자금 대여가 있었는지 이 부분을 보면서 지배력을 평가하는 작업을 면밀하게 검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