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나비효과…공공재개발, 3기 신도시 줄줄이 제동?

흑석2구역, 3기 신도시 토지주 등 반발 격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논란이 커지면서 정부가 추진해온 공공 주도 주택 공급사업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있다.

현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재개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3기 신도시 개발 등 공공 주도 주택 공급 사업과 대장동 개발사업은 공공 주도 개발을 표방한 점에서는 비슷하다. 그러나 사업 시행이나 이익 환수 방식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은 격화되고 있다. 헐값에 이뤄진 토지보상과 높은 분양가 등 대장동 사업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이 현 정부가 추진해온 공공 주도 주택 공급 사업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재명 경기지사 측이 그동안 민·관 합동으로 이뤄진 대장동 사업을 ‘공공개발’로 홍보해온 것도 정부 사업 추진에 부메랑이 된 측면도 있다.

서울 흑석2구역, 신설1구역, 홍제동3080 비상대책위원회 등 정부의 공공 주도 주택 공급에 반대해온 사업후보지 주민들은 20일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리는 서울시청 앞에서 공공 개발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대장동 의혹을 언급하며 “국민의 재산을 헐값으로 수용해 공공이라는 이름으로 투기 세력을 배 불렸다.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 개발은 ‘제2의 대장동 사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이 반발하는 근본적 배경은 토지 수용과 분양가에 대한 불만이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에 따르면 대장동 사업의 토지보상계약 당시 토지 수용 단가는 3.3㎡당 521만원이었지만 이후 실제 원주민에게 지급된 보상비는 300만원 이하였다. 이런 사실이 드러나자 공공재개발 등 공공 주도 주택 공급 사업 대상지 주민들이 술렁이고 있다.

3기 신도시 인근 주민 등으로 구성된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공전협)도 지난 19일 대장동 개발사업의 토지보상 과정을 비판하는 집회를 열었다. 정부는 최근 수도권 주택 매수 수요를 잠재우기 위해 3기 신도시를 비롯해 수도권 신규택지에 대해 사전청약을 실시하고 있지만, 대장동 의혹을 계기로 토지보상 문제가 장기화할 경우 개발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높은 분양가도 골칫거리다. 일반적으로 조합원 분양가는 일반분양보다 10~30% 저렴하지만, 부동산 시세가 뛰고 땅값이 많이 오르면서 공공 개발의 조합원 분양가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원주민이 적지 않다. 안창현 흑석2구역 비대위원장은 “조합원 분양가라 하더라도 1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다 보니 주민 중에 조합원 분양을 감당하지 못해 개발을 반대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해당 지역 땅 지분을 소유했지만 다른 지역에 집이 있는 경우 입주권을 얻는 과정에서도 다주택자라는 이유로 중과세 대상이 되는데 이 역시 반발을 낳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은 공공개발을 표방해놓고 공공이 제 역할을 안 하는 바람에 원주민과 분양받은 사람들이 손해를 본 사건”이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 개발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지지 않게 정부가 보완책을 고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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