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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리스트 요요마 “팬데믹 기간 음악의 힘에 대한 믿음 커졌다”

24일 2년만의 내한 콘서트 앞두고 이메일 인터뷰

첼리스트 요요마. 신화뉴시스

지난해 3월 16일 첼리스트 요요마는 자신의 트위터에 “코로나19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을 위한 곡”이라면서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 3번 ‘사라방드’를 연주하는 영상을 올렸다.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락다운(지역 봉쇄)을 선언해 수많은 사람이 패닉에 빠진 직후였다.

당대 최고의 인기 연주자 가운데 한 명으로 대중적 지지가 높은 요요마는 이후에도 자신의 집에서 연주한 영상들을 계속 포스팅했다. “불안한 이 시기에, 나는 위로를 주는 음악을 나누기 위한 방법을 계속 찾고자 한다”고 이유를 밝힌 요요마의 이 프로젝트는 #Songsofcomfort 해시태그 공유를 통해 전 세계에서 2000만 명 이상이 접했다. 요요마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고립된 세상을 위로한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12월 ‘Songs of comfort and Hope(위로와 희망의 노래들)’ 앨범 발매로 이어졌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요요마가 진행한 프로젝트의 완성판이자 축약판이라고 할 수 있는 앨범에는 클래식 음악을 비롯해 재즈, 탱고, 민요, 영화음악, 뮤지컬 넘버, 팝 등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소품들이 담겼다. 평생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해온 요요마의 여정을 고려할 때 전혀 낯설지 않은 레퍼토리들이다. 1985년부터 30년 넘게 함께 호흡을 맞춰온 피아니스트 캐서린 스톳이 함께 했다. 2년 만에 한국을 찾는 요요마는 2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콘서트에서 이 음반에 실린 작품을 중심으로 연주를 들려줄 예정이다.

요요마는 팬데믹 초기인 지난해 3월 중순부터 자신의 집에서 연주한 영상들을 SNS 등에 포스팅하며 사람들을 위로했다.

요요마는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위로와 희망의 노래들’ 프로젝트가 팬데믹 초기에 음악 동료들과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팬데믹 초기에 음악가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지금 같은 시대에 음악의 목적은 무엇이고 음악가를 필요로 하는 건지…. 그러다가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방법을 찾았다”면서 “바로 제가 존경하는 작곡가 겸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이 케네디 대통령이 살해됐을 때 했던 말이기도 한데, ‘폭력에 대한 우리의 대답은 그 어느 때보다 음악을 더 강렬하고, 아름답고, 헌신적으로 만드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팬데믹이 시작돼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나는 어떻게든 봉사하고 싶었다. 그래서 음악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시작했다”면서 “음악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휴식의 순간과 희망을 빛을 줄 수 있었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덧붙였다.

요요마가 지난 3월 백신 접종 장소인 미국 매사추세츠주 피츠버그의 한 체육관에서 미니 콘서트를 연 것도 바로 음악으로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다. 당시 그는 백신 접종을 받은 뒤 간호사의 허락 아래 부작용 여부를 확인하는 15분의 대기시간 동안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와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을 연주했다. 당시 접종을 앞두고 불안해하던 사람들은 요요마의 연주를 들으며 안정을 되찾았으며 일부는 감동으로 눈물을 흘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첼리스트 요요마가 지난 3월 백신 접종 장소에서 연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요요마는 “팬데믹이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사람과의 교감을 앗아갔는지 상상할 수 없다. 서로를 만질 수도 없고, 포옹할 수도 없고, 악수할 수도 없었다”면서 “하지만 음악은 우리가 빼앗겼던 접촉을 소리의 형태로 되돌려준다. 이것은 마치 누군가가 나를 실제로 만지는 것과 같다. 이것이 바로 음악의 힘이다. 음악은 위로와 격려로 우리를 다시 하나로 만들어 준다”고 지적했다.

사실 코로나 팬데믹 이전부터 요요마는 음악을 통한 사람들의 소통 문제에 천착해 왔다.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최선의 방법이 음악이라는 그의 믿음에서 시작된 ‘실크로드 프로젝트’는 대표적인 사례다. 다양한 국적의 음악가들과 함께 앙상블을 결성한 요요마는 세계 각국에서 연주하며 음악을 통해 사람들이 화합하고 소통하도록 노력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거리두기’ 등으로 사람들의 소통이 어려워지는 듯했지만 그는 음악의 힘으로 다시 소통을 이어갈 수 있었다.

요요마는 “수십 년간 소통은 내 삶에서 중요한 문제였다. 삶은 나에게 인간 본성의 끝없는 다양성에 대한 강한 믿음을 주었고, 이 시간은 인간의 창조성이 가진 힘에 대한 내 신념을 더 확고하게 했다”면서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 됐다. 우리가 사는 행성(지구)에 대한 우리의 책임은 무엇인지 나 자신에게 물어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음악이 인간만이 아니라 자연에 대한 책임을 사람들에게 어떻게 상기시켜야 하는지 고민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요요마가 팬데믹 기간 연주 영상을 SNS에 올리던 프로젝트는 지난해 12월 ‘Songs of comfort and Hope(위로와 희망의 노래들)’ 앨범 발매로 이어졌다. 1985년부터 호흡을 맞춰온 피아니스트 캐서린 스톳이 함께 했다.

지난해 말부터 백신 접종을 통해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나아가게 됨에 따라 요요마 역시 활동을 재개했다. 2018년 8월부터 전 세계에서 의미 있는 지역의 야외 공간에서 대규모 관객을 상대로 장소를 선정해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150분간 연주하는 ‘바흐 프로젝트’를 지난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어 화제를 모았다. 바흐 프로젝트는 한국의 서울을 비롯해 다양한 지역에서 열렸으며 이번 LA 공연이 30번째였다. 바흐 프로젝트가 열리는 곳에서 교육, 환경, 노숙자 등 다양한 지역 커뮤니티 문제를 다루는 ‘행동의 날’ 프로젝트도 재개됐다. 지난달 발표한 새 앨범 ‘미래를 위한 악보(Notes for the future)’는 세계 각국 아티스트와 협업한 것으로 바흐 프로젝트의 연장선에 있다.

요요마는 “바흐 프로젝트는 ‘예술이 어떻게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하고 건설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그동안 전 세계 30개 지역에서 열리는 동안 다양한 영감을 받을 수 있었다”면서 “팬데믹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바흐 프로젝트를 계속할 방법을 찾아서 운이 좋았다. 지난달 LA에서 30번째 공연을 연 데 이어 11월 일본 오키나와에서 31번째 공연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팬데믹을 겪으며 나는 음악의 힘에 대한 믿음이 더욱 확고해졌다”고 강조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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