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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보다 청사진… 쌍용차 품은 에디슨모터스 ‘전기차 경쟁력’이 열쇠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쌍용자동차 제공

전기버스 제조업체 에디슨모터스는 테슬라와 도요타를 경쟁 상대로 지목하고 있다. 쌍용자동차를 인수해 전기차 시스템을 접목한 후, 세계 시장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당장 경영 정상화와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구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결국 전기차 역량 개발, 인력 확보와 관련한 구체적 청사진이 ‘열쇠’다. 이를 제시하지 못하면 장미빛 미래는커녕 자금 조달조차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에디슨모터스에 따르면 쌍용차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내놓을 첫 프로젝트는 쌍용차 SUV J100(프로젝트명)이 될 전망이다. J100에 에디슨모터스의 배터리 제조기술을 접목해 현재 300㎞대에 불과한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를 450㎞대까지 늘려놓을 구상이다. 에디슨모터스는 내년 중반 J100을 시작으로 3~5종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해 경영 정상화를 앞당길 방침이다. 에디슨모터스 관계자는 “기존에 있던 차량을 전기차로 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개발 비용을 줄이고 일정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신차가 잘 팔린다면 내년 말까지 흑자 전환도 노려볼 수 있다고 판단한다. 쌍용차의 부채는 공익채권 등을 포함해 최대 1조원에 달한다. 인수 후 들어갈 운영자금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에디슨모터스는 신차 출시 이외에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을 활용하고, 조인트벤처도 설립해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2~3년 안에 추가 자금을 조달해 1조5000억원 정도의 인수·운영 자금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자동차업계는 자금조달 계획이 막연하다고 지적한다. 각각 수천억원이 들어가는 신차 개발과 전기차 플랫폼 개발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현대자동차·기아 등이 만드는 국내 전기차 기술이 이미 수준급에 오른 상황에서 국내 소비자 입맛에 맞는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만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주요 기업이 자체 전기차 플랫폼을 갖춘 상황에서 내연기관 플랫폼을 활용해 만든 전기차는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구조적 체질 개선도 쉽지 않다. 핵심은 인력 개편인데 청사진이 없다.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한 차례 아픔을 겪은 쌍용차에서 체질 개선은 여전히 민감 사항이다. 이항구 호서대학교 기계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전기차를 개발하려면) 사람을 바꿔야 하는데 그러려면 미국 GM처럼 명예퇴직도 하고 재교육 훈련도 해야 한다. 훈련에 돈도 많이 들지만, 한국에는 가르칠 사람도 없는 형편”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신차 출시 등 ‘장밋빛 미래’를 공유하기에 앞서, 쌍용차를 인수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전기차 전환을 위한 기초체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는 진단이 제기된다. 김 교수는 “정상적으로 쌍용차를 인수할 수 있는 과정을 제대로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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