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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응 실패는 살인죄” 브라질 상원, 대통령 기소 의견

NYT, 13가지 혐의 제기한 상원 조사위 보고서 초안 입수

브라질에서 지난 8일(현지시간) 시위대가 보르소나우 대통령의 코로나 대응에 대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브라질 상원 산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정조사위원회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을 살인죄 등 13가지 범죄 혐의로 기소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20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이에 앞서 뉴욕타임스는 브라질 상원이 작성한 1200쪽가량의 국정조사 보고서 초안을 입수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구체적인 혐의를 공개했다.

헤낭 칼레이루스 의원이 이끄는 브라질 상원은 국정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4월 27일부터 약 6개월간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부실 대응을 검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위원회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살인을 포함한 혐의를 적용하며 기소 사유를 밝혔다. 보고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보건·방역 전문가의 조언을 무시하고 집단면역이 달성되기를 바라는 무모한 방역 정책을 취한 끝에 수십만 명이 사망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이동 봉쇄·경제 활동 중단 조치를 시행하는 것을 거부했으며 집회·시위를 장려했다. 병원·해변 등지에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등 방역 수칙을 외면하는 일도 잦았다.

이러한 탓에 ‘브라질의 트럼프’라고도 불린 그는 백신을 아예 접종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지난해 말에는 “나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바보·멍청이”라며 “백신을 맞은 사람이 악어로 변해도 나는 책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백신 접종을 조롱하는 발언까지 내놨다.

또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6차 유엔 총회에서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백신 미접종인 탓에 뉴욕의 방역 수칙에 따라 음식점에 들어가지 못하고 길거리에서 피자로 식사를 때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적극 선전했다. 보고서에는 정부가 과학적 근거 없이 이 치료제들을 지지했다는 루이스 엔히키 만데타 전 보건장관의 증언이 담겼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연합뉴스

보고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뿐 아니라 정관계에 몸담은 세 아들을 비롯해 전·현직 정부 고위 당국자 69명도 범죄 혐의로 기소한다고 명시했다. 조사위원회는 다음 주까지 보고서 채택을 위한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보고서 발표가 실제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기소하는 것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다. 기소가 이뤄지려면 상원뿐 아니라 하원도 보고서를 승인해야 하는데, 하원은 대통령 지지세력이 장악하고 있는데다 현직 검찰총장 역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지명한 인사이기 때문이다.

칼헤이로스 의원은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 기소를 추진하지 않는다면 상원 위원회는 브라질 대법원과 헤이그 국제형사재판소 등 다른 잠재적인 법적 수단을 찾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보고서 내용이 정치적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라며 폄하했다.

천현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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