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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날다, 차량 반도체 부족에 몸값·수출 ‘훨훨’

국민일보 DB.

최근 중고차를 구매하기 위해 중고차 거래사이트에서 가격을 찾아보던 A씨는 깜짝 놀랐다. 중고차인데 가격은 신차에 육박할 정도라서였다. 24일 엔카닷컴에 따르면 2015~2018년식 중고 아반떼AD 시세는 최대 1600만원대에 이른다. A씨는 “이 정도면 새 차를 사는 게 낫겠다. 피부로 느끼기엔 지난해보다 중고차 가격이 전반적으로 150만~300만원까지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중고차가 날고 있다. 수요가 폭증하면서 역대급 호황이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신차 생산에 제동이 걸리자 중고차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수출에도 날개를 달았다. 소비자들과 산업계에선 중고차 시장의 성장·발전을 위해 이번 기회에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시장의 규모는 역대 최대인 387만대를 기록했다. 전경련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대중교통, 공유차량보다 자가차량을 선호하는 흐름이 커지는 등의 이유로 중고차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요 급증은 가격 상승을 유발한다. 엔카닷컴 집계를 보면 이달에 2018년식 중고 팰리세이드의 판매가는 최대 3800만원이다. 지난 1월과 비교해 9.1% 오른 가격이다.

중고차 품귀는 세계적 현상이라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 미국에서 지난달에 중고차·트럭 가격은 24.4%에 이르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중고차 수출액은 전년 동기(6억2069만 달러) 대비 97.2%나 늘어난 12억2387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1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유례 없는 중고차 시장 호황의 결정적 요인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다. 신차 수급 차질은 중고차 수요 증가로 직결되고 있다. 국내에선 신차 양도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실정이다. 현대자동차 판매량은 지난달에 28만1196대(국내 4만3857대, 해외 23만7339대)로 전년 동월 대비 22.3% 감소했다. 자동차업계에선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중고차 수요 급증이 길면 내년까지 이어진다고 전망한다.
자동차 반도체 그래픽. 국민일보DB

또한 중고차 시장이 차량용 반도체 품귀와 별개로 계속 성장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중고차 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커진 면이 있으나, 차량용 반도체 품귀와 상관없이 국내 중고차 수요는 늘어나는 추세에 있었다. 현재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는 유럽 미국 등에 비하면 여전히 적은 수준이지만, 기술 발전과 차량 수명 증가 등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차량 소유 경향도 점차 선진국형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고차 시장의 고질병으로 지목되는 ‘소비자 불신’ 등은 여전히 성장의 걸림돌이다. 전경련이 지난해 9월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소비자의 80.5%는 “중고차 시장이 불투명·혼탁·낙후돼 있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가격산정 불신(31.3%), 허위미끼 매물(31.1%), 주행거리 조작(25.3%) 등을 들었다. 전경련 관계자는 “진입 장벽을 허물어 품질과 가격으로 경쟁하고 소비자 선택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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