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왱] 전깃줄에 감전된 까마귀가 증가한 이유


*‘취재대행소 왱’은 국민일보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입니다. 독자들이 취재 의뢰한 내용을 취재해 전달합니다.



위 사진은 전깃줄 위에 앉아 있던 새들이 강한 불꽃이 튀자 우두둑 떨어지는 장면이다. 이런 대량 학살의 현장을 보고 있으면 한편으로는 새들이 너무 가엾고 한편으로는 정전되지 않았을까 걱정이 된다. 유튜브 ‘취재대행소 왱’에 댓글로 “전깃줄에 감전돼 희생되는 새는 얼마나 되는지 취재해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한전으로부터 ‘연도별 조류로 인한 정전 발생 현황 자료’를 구했는데, 2015년 23건에서 작년 52건으로 5년 새 배 이상 증가했다. 52건이면 일주일에 한 번꼴로 새 때문에 정전됐다는 건데, 새 종류별로 보면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조류둥지, 까마귀, 까치. 조류둥지는 새들이 전신주 위에 둥지를 트다가 감전되는 경우인데, 새들이 금속 물질을 나뭇가지인 줄 알고 둥지에 쌓는 바람에 감전되는 경우라 새 종류를 특정하긴 어렵다. 그 다음이 까마귀고 그 다음이 까치.


정전을 일으킨 새들은 어떻게 됐을까. 새가 죽었는지 여부까지 통계에 잡히진 않지만 작년 기준 최소 52마리가 감전으로 고통을 겪었을 거라고 추정할 수 있고, 처음에 나왔던 영상처럼 전깃줄에 많은 새가 앉아있었다면 더 많은 새들이 감전사했을 수 있겠다.

그런데 통계를 보면 까마귀로 인한 정전 건수는 2015년 6건에서 조금씩 늘다가 2019년 15건으로 증가했다. 한국전력에 문의했더니 한전에선 까마귀로 인한 정전이 증가한 이유를 최근 산에서 민가로 내려오는 까마귀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었다. 그렇다고 떼까마귀 등은 철새이기 때문에 환경단체가 포획을 반대하고 있어 한전에서는 까마귀를 포획하지 않고 있다.

한전은 2019년 2월부터 유해 조수인 까치를 수렵협회에 위탁해 포획했는데 일각에선 이 때문에 까마귀 정전 사고가 늘었다는 주장도 있다. 이정우 동서조류연구소장은 취재대행소 왱과의 인터뷰에서 “까치로 정전을 일으킨다 해서 까치를 한전에서 다 수거했다”며 “까치가 줄자 대신 까마귀가 도심으로 창궐한 것”이라고 말했다.

예전에 천연기념물이 감전사고를 당해 인근 전력설비를 대대적으로 보강한 적이 있었다. 2016년에 천연기념물 199호인 황새 암컷이 충남 예산에서 감전사했는데 이 황새는 겨울철 국내에 단 20여 마리만 활동하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이다. 이후 한전은 2016년부터 3년간 1억700여만 원을 들여 ‘예산 황새공원’ 근처 669개 전신주에 절연 커버를 씌우고 이상전압으로부터 전신주를 보호하는 피뢰기를 설치했다.

관련 영상은 유튜브 ‘취재대행소 왱’에서 볼 수 있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