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진전된 美 입장 가져오나…“종전선언 갈 길 멀다” 지적도

24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
종전선언 내용 의견교환 단계
북 SLBM 발사 평가도 이뤄질듯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8월 서울 중구 호텔 더 플라자에서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마치고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위해 23일 방한한다. 우리 정부가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해 미국의 진전된 입장을 가져올 것으로 외교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다만 북측이 연이어 미사일 등 무력 도발에 나서고 있는 데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미 정치권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어 종전선언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부에 따르면 성 김 대표는 24일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북핵 문제 등 한반도 관련 주요 사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모인 이후 약 엿새 만에 다시 만나는 자리다.

성 김 대표는 당시 협의 직후 브리핑에서 “한국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간 미 정부가 자제해오던 종전선언을 언급한 것만으로도 양측 대화에 진전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미국은 종전선언이 현 정전체제에 미칠 영향과 비핵화 진전 등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어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한·미 북핵대표는 지난 8월 말부터 열흘에 한 번꼴로 만나고 있다. 종전선언 협상과 관련해 북한 측에 새로운 제안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은 법률 전문가들을 투입해 종전선언의 구체적인 문구는 물론 법적·정치적 영향과 효과에 대해 내부적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성 김 대표가 이번 방한 때 새로운 검토 결과를 전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양측이 단기간에 접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측이 종전선언 문구 조율과 법률적 검토에 나서는 것이 북측에 새로운 제안을 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할 수는 있다”면서도 “현재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정책이 아프간 사태 후유증 등으로 미국 내부에서 비판에 직면해 있는 데다 북한 역시 도발에 나서고 있어 종전선언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지난달 김여정 담화 등을 통해 미국에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북한이 지난 19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잠수함에서 시험발사한 사실을 2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했다. 연합뉴스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선 북한이 지난 19일 시험 발사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1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SLBM 발사에 대해 “순수 국가방위를 위해 이미 전부터 계획된 사업인 만큼 미국은 이에 대해 근심하거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대화 재개에 앞서 압박을 통한 협상력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 외무성 질의응답을 볼 때 수위 조절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주체도 대변인이고 성격도 담화나 성명이 아닌 데다 내용도 우려 표명에 방점이 있어 ‘강대강’ 수준의 행동예고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성 김 대표는 당초 22일 입국할 예정이었지만, 하루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주재 미국 대사를 겸하는 성 김 대표는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 직후 인도네시아로 출국할 예정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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