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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도 ‘쿠팡 맹점’ 제도 개선 요구 “외국인 총수 지정해야”

“‘동일인 관련자’ 친족 범위도 ‘4촌 이내 혈족’으로 축소해야”


기업집단에 대한 지배력 등을 고려해 필요한 경우에는 외국인이라 하더라도 동일인(총수)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학계에서 나왔다. 지난 4월 ‘총수 없는 대기업’으로 지정된 쿠팡을 겨냥한 발언이다.

신영수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공정거래법 전면개정 이후 대기업집단 정책방향’ 학술토론회에서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을 내국인으로 제한해야 할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 교수는 “최근 쿠팡 건에서 제기된 맹점은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집단의 국내 매출 비중과 동일인의 국내 거주 여부, 국내 소속회사에 대한 지배력 행사 정도 등을 고려해 필요한 경우에는 외국인이라 하더라도 동일인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과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등을 막기 위해 매년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총액 5조원 이상)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을 지정한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집단의 동일인도 함께 지정해 친족의 지분 소유 현황 등을 파악한다.

공정위는 지난 4월 쿠팡을 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하면서 김범석 전 의장이 아닌 한국 법인 쿠팡을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김 전 의장이 미국 법인 ‘쿠팡 Inc.’를 통해 한국 쿠팡과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지만, 외국계 기업 집단에서 지배자가 아닌 국내 최상단 회사를 동일인으로 지정해 왔다는 이유에서였다. 다만 당시 ‘외국인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신 교수는 또 ‘동일인 관련자’의 친족 범위를 ‘4촌 이내 혈족’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의 동일인으로부터 배우자,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친척 등의 친족 관련 지분 소유 현황 등의 지정 자료를 제출받고 있다.

신 교수는 “동일인 관련자에 대한 자료수집의 부담은 현재 대다수 기업집단 실무자들이 느끼는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며 “한국사회의 가족관계 현실을 고려할 때 6촌 혈족이나 배우자의 4촌에 대한 경계심은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혈족 범위를 ‘4촌 이내’로, 인척 범위를 ‘배우자의 직계존비속’ 정도로 완화하되, 배우자에 사실혼 관계에 있는 자도 포함하는 정도의 방안이 모색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이 경우 사익편취 규제와의 연계 구도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과제라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자료제출대상은 완화하되 사익편취 혐의 조사 단계에서 자료제출 대상 이외의 친인척에 대한 추가 자료를 요구하는 방안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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