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말 가격 올린 음식료주, 연말연시 고공행진할까


곡물 등 원재료 단가 상승으로 짓눌려있던 음식료주가 이달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4000선을 깨뜨리며 하락하던 KRX 음식료품 지수는 22일 4149.86으로 마감했다.

정권교체 시기마다 가격을 인상해왔던 식품기업들은 올해도 대대적으로 가격을 올리며 수익 창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내수 수요는 견고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 기업은 연말연시 실적과 주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치솟은 곡물가 부담, 가격 인상으로 충당

그간 식품업계는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수익 악화에 시달리고 있었다. 주요 4대 곡물(옥수수, 소맥, 대두, 원당)의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등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집계하는 식량가격지수는 지난달 130.0 포인트로 전년 동월 대비 32.8% 올랐다. 물류비와 인건비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상승했다.

각종 비용의 증가는 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유안타증권은 주요 음식료 기업 6곳(CJ제일제당, 오리온, 농심, KT&G,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을 1조원으로 예상했다.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한 수치다. 관련 기업의 주가는 대부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CJ제일제당(39만4000원)과 농심(29만1500원), 오뚜기(48만5000원) 등 주가는 52주 최저가에 근접해있다.

기업들은 비용 부담 등을 명분으로 올해 대대적으로 가격을 올렸다. 오뚜기는 지난 8월 진라면 등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인상했다. 농심도 라면 가격을 평균 6.8% 인상했다. CJ제일제당은 고추장 등 장류와 햇반, 스팸 등 가격을 연달아 인상했다. 대신증권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22개의 음식료 업체가 31차례 가격을 올렸다. 기업들이 정부의 눈치를 덜 볼 수 있는 정권교체기를 앞두고 음식료품 가격을 인상한 것이다.


판매가 인상은 장기적으로 기업의 실적 향상을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원재료 단가 상승세까지 꺾인다면 수익은 대폭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곡물) 재고가 늘고 전세계 금리 인상 기조가 확정적인 만큼 곡물가 하락 흐름을 기대한다”며 “가격 인상을 단행한 기업의 마진 스프레드(이익률)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중국에서 팔리는 K-스낵… 견조한 수요의 힘

국내에서 확보한 견조한 수요와 해외 시장에서의 확장도 음식료주를 뒷받침한다. 특히 코로나19 유행 이후 가공식품과 간편식이 보편화된 영향이 컸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브랜드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비비고의 국내‧외 총 매출은 2015년 3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8500억원까지 증가했다. 이 중 3분의 1가량이 해외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식품 부문에서 수익성이 계속 개선되고 있다. 해외 식품 부문에서의 시장 지배력 강화도 기대된다”며 CJ제일제당의 목표주가를 63만원으로 유지했다.

오리온은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한 실적을 기록했다. 오리온의 3분기 합산 기준 매출액은 6297억원, 영업이익은 1155억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 6% 상승한 수치다. 주가는 사흘 새 6% 넘게 올랐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법인의 양호한 실적과 가격 인상 효과가 원인”이라며 “양적‧질적 성장의 결과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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