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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홍준표 “경선 불복 아니다…변별력 없는 여론조사 반대하는 것”

국민의힘 대선 주자 홍준표 의원 전화 인터뷰
홍 의원, 여론조사 문항 놓고 ‘중대 결심’ 압박
“국민의힘 선관위, 계속 윤석열 편들어”
“경선 불복은 윤석열 측 프레임…불복해 본 적 없다”
“주장 거부되면, 분노한 당원들로 혼란에 빠질 것”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8일 부산MBC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후보 본경선 4차 TV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후보 최종 선출을 앞두고 일반 국민 여론조사 문항이 당내 갈등 폭발의 뇌관으로 부상했다. 국민의힘은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 당원 투표 50%의 방식으로 11월 5일 대선 후보를 뽑는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 국민 여론조사 문항을 놓고 양강 구도를 형성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정면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홍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끝까지 기상천외한 여론조사를 고집한다면 중대 결심을 할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홍 의원이 꺼낸 ‘중대 결심’이라는 표현은 국민의힘 내부에 강한 충격파를 던졌다. 홍 의원이 경선 불복의 밑자락을 깔아놓은 것 아니냐는 해석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홍 의원이 ‘기상천외한 여론조사’라고 주장하는 방식은 ‘양자 가상대결’이다. 이는 ‘내년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와 대결한다면, 어느 후보에게 투표하겠습니까’라고 묻는 방식이다.

내용을 쉽게 설명하면, ‘이재명 대 원희룡’, ‘이재명 대 유승민’, ‘이재명 대 윤석열’, ‘이재명 대 홍준표’(가나다 순) 4가지 형태의 가상 대결을 개별적으로 실시한 뒤, 여기에서 얻은 국민의힘 네 후보 각각의 지지율을 여론조사 결과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홍 의원은 ‘원샷’ 질문 방식의 여론조사를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국민의힘 후보 중 누가 이재명 후보와 대선에서 맞붙었을 때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객관식으로 ① 원희룡 ② 유승민 ③ 윤석열 ④ 홍준표 중에서 한 명을 뽑는 방식의 여론조사가 실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홍 의원이 이런 주장 펼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홍 의원은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조직력에서는 윤 전 총장에 비해 열세로 분석되고 있다. 홍 의원 입장에선 당원 투표(50%)에서 까먹은 점수를 일반 국민 여론조사(50%)에서 뛰어넘어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4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한 객관식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을 압도하겠다는 것이 홍 의원의 계산이다. ‘이재명 후보 대 국민의힘 ○○○후보’ 방식으로 실시되는 각각 4가지 형태의 여론조사에서는 차이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홍 의원이 걱정하는 대목이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26일쯤 여론조사 문항을 최종 확정지을 방침이다. 선관위는 내부적으로 충분히 논의했으나 여론조사 방식과 문항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 선관위의 결정은 경선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후보와의 ‘가상대결’ 방식의 여론조사가 실시되는 것은 국민의힘 선관위가 지난 9월 5일 역선택 방지조항을 도입하지 않는 대신 ‘본선 경쟁력’을 측정하겠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1대1 맞수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일반 국민 여론조사 문항과 관련해 홍 의원과 전화통화를 가졌다.

-‘중대 결심’이 경선 불복을 암시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데.

“(큰 목소리로) 그건 저 쪽(윤석열 전 총장 측)의 프레임이다. 경선 불복이라는 말에 강한 불쾌감을 느낀다. 나는 이 당을 쭉 지켜오면서 단 한 번도 경선에 불복한 적이 없다. 내 말은 변별력 있는 여론조사를 실시하자는 것이다.

당 선관위가 지금까지 줄곧 윤석열 후보를 편들어왔다. 나는 ‘파이널 경선(최종 후보 선출)’만은 원칙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재명 대 윤석열’, ‘이재명 대 홍준표’, ‘이재명 대 유승민’, ‘이재명 대 원희룡’ 4가지 형태의 가상 대결을 각각 실시하는 것이 왜 ‘기상천외한 여론조사’ 방식인가.

“정권교체의 거대한 열망을 갖고 있는 보수층 유권자들과 이에 동조하는 중도층 유권자들을 가정해보자. 이런 유권자들은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누구를 붙여도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국민의힘 4명의 후보들 사이에서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비슷한 지지율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방식의 여론조사는 변별력에서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재명 후보와 붙어서 누가 이길 후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지고, 네 명의 후보를 객관식 답안처럼 세우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다.”

-만약 국민의힘 선관위에서 홍 의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앞으로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한 가정의 질문에 답하진 않겠다. 당 선관위가 현명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믿는다.”

-그래도 주장이 안 받아들여진다면.

“당원들과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서 정권교체 가능성에 대해 불안감이 커질 것이다. 분노한 당원들로 인해 당이 혼란에 빠지지 않겠느냐.”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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