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병 걸리면 서울 가는 제주 사람’ 크게 늘었다

2015년 10만6000명 → 2019년 13만7000명
원정 진료비도 1060억원 → 1930억원 81% ↑


도외에서 진료를 받은 제주도민 환자가 지난해 14만명에 달했다. 원정 진료비도 매해 크게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역별의료이용통계에 따르면 도외로 원정진료를 다녀온 제주도민은 2015년 10만6790명에서 2019년 13만7347명으로 29%나 늘었다. 같은 기간 도민 원정 진료비는 2015년 1068억원에서 2019년 1935억원으로 4년 새 81%나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제주지역에 중증환자를 전담할 상급종합병원이 없기 때문이다.

현행 의료법은 중증질환이나 난이도가 높은 의료 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상급종합병원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권역별로 인력·시설·장비·진료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3년마다 지정하고 있다.

제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제주대병원의 경우 654개 병상을 갖추고 26개 진료 과목을 운영하는 등 기본 지정 요건은 충족했지만 2001년 정식 개원 후 지정된 적은 한 차례도 없다. 국립대병원 중 상급종합병원에 진출하지 못한 곳은 제주대병원과 강원대병원이 유일하다.

지난 2018년부터는 도외 의료비 지출이 제주대병원 수익 합계를 넘어섰다.

지역 의료 여건 악화는 고스란히 도민들의 부담으로 전가된다.

제주도민들은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야 해 진료비 외에 항공료까지 부담해야 한다.

진료 시간이 비행기 시간과 맞지 않으면 인근 숙박 시설을 이용해야 하고 보호자 비용까지 얹으면 지출은 2배가 된다. 지난해부터는 1회 10만원의 코로나19 검사 비용도 개인 몫이 됐다.

도민들의 원정 진료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보건복지부의 상급종합병원 지정 심사가 서울·제주권역으로 묶여 경쟁에서 밀리는 구조인 데다 지역 차원의 지정 이행 노력도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국정 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국회 교육위원회 도종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우수한 시설과 장비, 역량을 갖추고도 도외 의료비 지출이 계속 느는 상황은 제주대병원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도 의원은 “제주도 특성 상 중증환자를 전담하는 상급종합병원이 반드시 필요한데 제주대병원이 아직까지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되지 않았다”며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간 논의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지역 차원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촉구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