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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8000억 대출 주면” “일방주장”… 쌍용차 인수, 첫발부터 삐걱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본관 모습. 연합뉴스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자동차를 인수할 후보로 선정됐지만, 첫발부터 비꺽거리고 있다. 산업계선 에디슨모터스가 정상적으로 인수를 마무리할 수 있을지 우려한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이 쌍용차 인수에 필요한 자금의 절반가량을 산업은행으로부터 조달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면서 의구심은 더 커지고 있다.

강 회장은 지난 22일 진행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 자산을 담보로 7000억~8000억원을 대출받을 계획이며, 이를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즉각 “자금지원 요청을 받은 바 없다. 인수 관련 협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에디슨모터스가 언론을 통해 산은 지원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일방주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쌍용차의 인수 후보가 선정되자마자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서 업계에선 우려가 높아졌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24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마자 산은에 8000억원 대출을 요청하는 건, 남의 돈으로 장사하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결국 자금 문제 때문에 무사히 인수를 마무리하는 것부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 인수자금과 인수 후 자금 조달계획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먼저 인수자금 3100억원은 1차 유상증자와 SI(재무적 투자자)·FI(전략적 투자자)로부터 조달하고, 인수 후 운영자금 중 4900억~5300억원은 2차 유상증자와 SI·FI에서 조달한다고 밝혔다. 남은 7000억~8000억원은 쌍용차 토지와 건물 등 2조원대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겠다고 했다. 이렇게 해서 총 인수자금으로 추산되는 1조4800억~1조6200억원을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강 회장은 “산은에서 에디슨모터스의 회생계획안을 제대로 보고 우리가 기술력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당연히 지원해 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강 회장은 쌍용차 평택공장의 폐쇄된 2라인에 전기차 생산시설을 구축한다고 했다. 에디슨모터스의 함양공장에선 드론·전기선박·고급버스 등을, 군산공장에선 전기버스·전기트럭을 생산할 계획이다. 아울러 2022년까지 10종, 2025년까지 20종, 2030년까지 30종의 신형 전기차를 생산·판매하는 등 쌍용차를 전기차 업체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그는 “구조조정이 아니라 오히려 사람을 더 뽑아야 한다. 인수 후 구조조정을 하면서 쟁의하고 다투고 하는 일은 피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런 청사진에도 쌍용차 인수 및 정상화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인력 구조조정이 없다고 밝힌 점, 쌍용차의 생산차종이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와 디젤차량에 한정돼 있다는 점, 전기차 관련 원천기술이 없다는 점 등이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로 전환되면서 잉여 생산시설 및 인력을 감축하는 추세인데, 구조조정 없이 법정관리 졸업은 불가능하다”며 “쌍용차는 사실상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가지고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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