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합격 감사한 마음…나누고 싶었습니다” [아살세]

공무원 시험 합격에…등록금 위해 모은 알바비 1000만원 통큰 기부한 대학생
“한부모 가정 학생 20명, 50만원 익명 후원해달라”

자료이미지. 국민일보DB

한 대학생이 1000만원 상당의 ‘통 큰 기부’를 한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학비를 마련하고자 초밥집과 편의점, 카페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차곡차곡 모은 돈을 한부모 가정 학생들을 돕는 데 써 달라며 전한 건데요.

기부자는 인천 남동구에 사는 20대 초반의 대학생 A씨입니다. A씨는 최근 자신이 다니는 만수감리교회를 통해 남동구에 1000만원 상당의 기부금을 전달하면서 한부모 가정에서 생활하는 학생 20명에게 50만원씩 익명으로 후원해 달라는 뜻을 전했습니다.

남동구는 이 뜻을 받아 관내 20개 동에서 한부모 가정 1곳씩을 선별해 A씨 기부금을 50만원씩 전달했다고 지난 24일 밝혔습니다.

A씨는 긴 시간 준비 끝에 지난 8월 국가공무원 시험에 최종 합격했는데, 이에 대한 감사를 어떻게 나눌지 고민한 끝에 기부를 결심했다고 합니다. 공무원에 임용돼 일하게 되면서 학교를 휴학했기 때문에 등록금 부담이 사라졌으니 그동안 등록금을 내려고 열심히 모아온 돈을 나눠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A씨는 처음 기부를 고민하며 자신이 다니는 교회 목사님과도 상의했다고 합니다. 만수감리교회 B목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A씨는 봉사하는 공무원이 되고 싶어 한 열심히 노력해 온 청년”이라면서 “시험에 합격한 후 더 이상 등록금이 필요하지 않고, 감사함을 어떻게 나눠야 할지 방법을 의논해 왔다”고 전했습니다.

한부모 가정 아이들을 후원하고자 한 건 비슷한 상황에서 자란 사촌 동생이 떠올라서였다고 합니다. A씨는 최근 한부모 가정의 장애인 아동을 돕기 위한 소액 정기후원도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A씨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려지길 원치 않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B목사는 “이제 막 공무원이 돼 일하고 있는 입장이라 자신이 드러나는 것을 매우 조심스러워한다. 교회를 통해 기부금을 전한 것도 그래서다”고 말했습니다.

시험 합격을 ‘내가 열심히 노력해 얻은 내 기쁨’으로만 생각지 않고, 감사를 나눌 생각을 한 청년의 마음은 공정한 경쟁과 결과만을 강조하는 무한 경쟁의 시대에 정말 특별해 보입니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자신보다 어려운 이에게 손 내밀 수 있는 여유와 따뜻한 마음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지길 바랍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이예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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