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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승무원들, 도심 한복판서 ‘속옷 시위’ 나선 이유

전 이탈리아 국영항공사 소속 승무원 부당해고·임금삭감 항의

23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국영 항공사 알리탈리아(Alitalia)항공 전직 승무원 50여명이 로마 캄피돌리오 광장에서 '속옷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탈리아 언론매체 'Corriere della Sera' 유튜브 캡처

최근 이탈리아 로마 중심부 캄피돌리오 광장에서 여성 50여명이 부당 해고와 임금 삭감 등에 대항하기 위해 속옷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이탈리아 국영 항공사 알리탈리아(Alitalia)항공에서 근무했던 전직 승무원들로 알리탈리아 항공이 이타(ITA)항공으로 새롭게 출범하면서 구조조정이 됐다.

로이터통신, CNN 등 외신은 24일 이런 소식을 전하며 “수년간 경영난을 겪던 국영항공사가 알리탈리아가 새롭게 출범한 지 얼마 안 돼 승무원들의 저항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언론매체 'Corriere della Sera' 유튜브 캡처

보도에 따르면 시위에 참여한 승무원들은 알리탈리아 유니폼을 입고 광장에 등장했다. 이들은 그 자리에서 유니폼을 벗고 속옷 차림으로 서서 “우리는 알리탈리아(We are Alitalia)”를 외쳤다. 이어 옷가지를 들고 자리를 이동했다.

이들은 시민들을 등진 채 일자로 길게 줄을 섰다. 이어 서로의 손을 잡고 만세를 했다.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이들의 시위를 응원했다. 몇몇 시위자들은 감정이 북받쳐 서로를 끌어안았다.

앞서 이탈리아 정부는 경영·재정난으로 파산한 알리탈리아를 약 1억400만 달러(1223억원)에 인수해 이타를 새롭게 출범했고 지난 15일부터 정식 운항을 시작했다.

알리탈리아는 2000년대 들어 방만 경영으로 부채가 쌓이며 적자에 허덕이다 2008년 민영화가 됐다. 이후에도 경영난이 계속되면서 2017년 파산을 신청했고, 법정 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이탈리아 정부는 민간 매각을 추진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번번이 실패했다. 결국 정부가 알리탈리아를 인수해 새 국영항공사를 설립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알리탈리아 직원의 상당수가 해고됐다. 고용이 유지된 직원들도 임금이 삭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알리탈리아 직원 1만500명 중 재고용된 인원은 2800명에 불과하다.

이타에 재고용된 전직 알리탈리아 승무원은 “우리는 임금 삭감뿐 아니라 연공서열을 잃었다”며 “언제 어디서 근무할지도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한편 알프레도 알타빌라 이타 회장은 승무원들의 시위에 대해 “국가적 수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직) 알리탈리아 직원들은 현재의 근무조건에 동의하는 계약서에 서명했고, 협상도 이미 끝났다”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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