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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파리에 뜯어먹히는 비글 실험” 파우치 세금지원 파문

‘비글게이트’에 사임압력 받는 파우치

미국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은 북아프리카 튀니지의 한 실험실에서 그물 우리에 머리를 넣은 두 마리 개가 테이블 위에 가로로 누워 있다. 우리 안에는 감염성 모래파리 수백 마리가 들어 있다. 화이트 코트 웨이스트 프로젝트 홈페이지

미국의 코로나19 방역당국 수장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강아지 수십 마리를 동원한 잔혹 실험 논란으로 사임 압박에 직면했다. 그는 강아지를 대상으로 흡혈 곤충에 잡아먹히게 하거나 몸속에 치명적인 약물을 주입하는 실험 등에 200만 달러 이상 지원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5일 “비글들이 산 채로 파리떼에 먹히게 하거나 (성대절제수술로) 짖지 못하게 만든 잔혹 실험에 미국 국립보건원(NIH) 자금을 지원한 것과 관련해 감염병 전문가(파우치 소장)를 쫓아내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파우치 소장에 대한 분노나 비난을 담은 게시물과 함께 ‘#ArrestFauci’(파우치를 체포하라)라는 해시태그가 확산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동물보호단체 ‘화이트 코트 웨이스트 프로젝트’(WCW)는 앞서 홈페이지를 통해 “파우치 박사의 기관인 NIAID가 자금을 지원한 네 번째 비글 실험을 폭로한다”며 “이번엔 168만 달러(약 19억6500만원)라는 납세자의 돈을 비글 44마리를 독살하고 짖지 못하게 하는 데 썼다”고 주장했다.

WCW가 증거로 제시한 관련 서류 중 2019년 11월 27일자 문건은 상단에 ‘개들에 대한 독성 실험’을 하위과제로 기재했다. 2018년 10월 15일자로 작성된 NIH 문건에는 성대제거술을 뜻하는 ‘Cordectomy’가 적혀 있다. 실험에는 생후 6~8개월 된 수컷과 암컷 비글 각 22마리가 동원됐다. WCW는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이들 자료를 입수했다.

이 단체는 “성대 제거는 고통스럽고 잔인하며 미 수의학협회가 반대한다”며 “하지만 NIAID는 (이 수술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고 당신은 이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2016년 WCW는 NIAID가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연구소 지하에서 감염성 모래파리를 구멍 뚫린 통에 넣어 비글 몸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모래파리는 흡혈성 파리다. 이 연구에는 1843만 달러가 지원됐다.

지난해 9월에는 건강한 비글에게 약을 먹이고 의도적으로 기생충을 옮기는 조지아대학의 동물험에 42만4000달러가 보조금으로 지급된 사실을 확인해 폭로했다. WCW는 “기록에 따르면 그 개들은 죽임을 당하기 전 실험 중 고통을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37만5800달러가 지원된 세 번째 실험은 좀 더 잔인하다. NIAID가 보조금을 댄 북아프리카 튀니지의 연구실에서는 감염된 모래파리 수백 마리로 가득 찬 그물 우리에 비글의 머리만 집어넣어 실험했다. 튀니지는 NIH가 감독하지 않고 실험용 동물을 보호하는 법이 없는 지역이라고 WCW는 부연했다.

WCW는 “한 번 하면 사고, 두 번은 우연, 세 번은 습관”이라며 “납세자의 돈을 불필요하고 잔인한 비글 실험에 낭비한 파우치 박사의 경우는 정말 정말 나쁜 습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네 번째 폭로를 암시하며 “네 번 하면 뭘까. 우리는 그것은 ‘비글게이트’라고 부른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소속 낸시 메이스를 비롯한 하원의원 24명은 파우치 소장에게 WCW가 제기한 혐의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메이스 의원은 NIH에 보낸 서한에서 해당 실험에 대해 “잔인하고 불필요하다”며 “납세자의 돈을 비난받을 일에 남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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