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날도 ‘대장동’ 방어한 이재명…직원들은 노심초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임기를 다하지 못해 아쉽고 송구하다”는 퇴임사로 25일 경기지사직을 사퇴했다.

이 후보는 지사로서의 마지막 순간까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방어하는 데 힘을 썼다. 국감 등을 통한 거듭된 설명·반박에도 의혹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 답답해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경기지사에서 물러나면서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선다. 이 후보는 26일 오전 11시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상춘재에서 차담회를 갖는다. 이 후보 측은 문 대통령과의 회동이 경선 기간 갈라졌던 민주당 지지층을 재결합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 후보는 오후에는 경선 경쟁자였던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도 회동키로 했다.

이 후보는 수원 경기도청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퇴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는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표준이 된 것처럼, 대한민국을 세계의 표준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에는 도청 기자실을 찾아 약 30분간 예정에 없던 질의응답을 나눴다.

체력관리 등 가벼운 주제로 시작된 질의응답은 곧장 대장동 의혹으로 옮겨갔다. 이 후보는 대장동 사업 추진을 위해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의 사퇴를 압박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이 후보는 “전혀 사실이 아닌 것 같다”며 “그 양반이 그만둘 때 퇴임인사를 하러 왔는데, ‘왜 그만두지? 잘 안 맞아서 그런건가’ 하고 아쉬워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공 기획본부장에 대해선 “황당하다. 즐거운 일이 아닌 건 분명하다”며 “주변에 수도 없이 공정성 의심될 만한 것은 반드시 수사받는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 본인의 연루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무리 뒤져도 없을 것”이라며 “그런 각오도 없이 여기까지 왔겠느냐”고 자신감을 보였다.

경기도청 직원들은 이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평소와 같이 업무를 봤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이 후보의 대선행보를 반기는 분위기였다. 일부 자영업자들이 도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지만, 지지자들과의 충돌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과장급의 한 경기도 공무원은 “경기도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와 지역을 관할하고 있고, 그만큼 많은 일들을 해 왔는데, 항상 서울시에 가려지는 부분이 아쉬웠다”며 “이 후보가 대선 후보로 나서게 되면서 경기도가 하는 일이 처음으로 제대로 평가받는 것 같아 자긍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실제 이 후보의 대선행보와 맞물려 경기도의 ‘기본 시리즈’ 등 정책이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다만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서는 내심 불안한 마음을 떨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한 팀장급 공무원은 “대장동 의혹은 도대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것이냐”고 오히려 물으며 “야당과 언론이 너무 무리하게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후보의 30%대 박스권 지지율과 조폭연루설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다른 경기도청 직원은 “이미 경기지사 선거 때 나왔다가 정리된 이슈까지 마구잡이로 의혹이 터져 나오는 것 같다”고 이 후보를 편들었다.


이 후보는 실국장들이 참여한 확대간부 회의를 마지막으로 주재하고 8개월여 남은 지사 공백기 동안 도정을 잘 이끌어 줄 것을 당부했다. 이 후보가 지사직을 사퇴함에 따라 이재강 평화부지사와 김홍국 대변인 등 경기도청 간부 일부가 선대위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원=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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