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감 당일 ‘文대통령·이재명’ 차담 잡은 4가지 이유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균형발전 성과와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보고'행사를 마친 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왼쪽)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오전 11시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난다. 문 대통령과 이 후보의 차담 1시간전인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에선 청와대 국정감사가 진행되는데, 청와대가 굳이 국감날 두 사람의 만남을 추진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청와대 내부에서는 문 대통령과 이 후보의 회동이 국감 이전이나 국감 당일에 잡힐 경우 국감이 정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기류가 강했다. 검·경이 이 후보를 둘러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중인 상황에서 야당 의원들이 회동의 적절성을 연달아 지적하면 ‘청와대 국감’이 ‘이재명 국감’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랬던 청와대는 네 가지 요소를 고려해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 경기지사직을 사퇴한 이 후보는 26일부터 실질적인 대권 주자 행보를 걷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는 최대한 빨리 문 대통령과 이 후보가 만나야 정치적인 부담을 덜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민주당 경선 이후 청와대가 이 후보에게 당내 갈등 봉합이라는 숙제를 제시했고, 이 후보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의 종로 회동을 통해 이를 수행한 만큼 만남을 더 미룰 이유가 없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국제외교 일정도 문 대통령과 이 후보의 회동 날짜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 문 대통령은 26일 오후 ‘한·아세안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27일엔 아세안 국가들과 한·중·일 3개국이 참여하는 ‘아세안+3 정상회의’ 일정도 소화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오는 28일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제 26차 유엔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6) 참석을 위해 출국한다. 청와대는 이 후보와의 만남을 26일 오전 중으로 마무리한 뒤 줄줄이 이어지는 외교 일정에 집중하며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균형 발전 성과와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보고'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국회 운영위 청와대 국정감사에는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주요 참모들이 대거 참석한다. 문 대통령과 이 후보의 만남은 이들이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이뤄진다. 이철희 정무수석만 차담에 배석한다.

청와대는 현직 대통령과 여당 대선 후보의 만남을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의뢰할만큼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랬던 청와대가 참모들이 국회에 가 있는 동안 차담을 진행하고, 참석자를 최소화하며 보안에 신경썼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감날 문 대통령과 이 후보의 만남이 성사된 가장 큰 배경에는 청와대의 자신감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임기말 문 대통령의 가족이나 지인, 청와대 참모가 연루된 대형 게이트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도 40% 전후를 유지하고 있다. 어차피 두 사람의 회동이 국감의 주요 현안이 될 것으로 예상한 청와대가 정면돌파를 선택하며 국정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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