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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 부채질”…난타 당한 페이스북, 실적은 증가


베트남 집권당인 공산당은 지난해 말 페이스북에 반정부·반체제 인사를 검열하라는 요구를 했다. 페이스북은 공산당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수익성 높은 베트남에서 사업을 접어야 할 위기에 처했다.

페이스북은 대외적으론 언론 자유를 옹호하며 콘텐츠 삭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지만, 베트남에서의 행동은 달랐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하노이 요구에 따를 것을 개인적으로 결정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현지 활동가에 따르면 베트남 당 대회를 앞두고 페이스북은 ‘반국가’ 게시물에 대한 검열을 크게 강화했고, 정부가 플랫폼에 대한 거의 완전한 통제권을 갖게 됐다고 WP는 지적했다. 저커버그가 베트남 정부에 비판적인 연설 삭제, 정치적 반대파 게시물 검열을 승인했다는 것이다.

이는 수익만을 우선시하는 페이스북의 속살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WP는 “가치를 희생하면서까지 페이스북의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집요한 욕망을 잘 보여준다”며 “저커버그 리더십에 중대한 도전”이라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내부고발자 프랜시스 하우건 전 수석 프로덕트 매니저 폭로 이후 페이스북이 최대 도덕성 위기에 직면했다. WP, 뉴욕타임스(NYT), CNN 등 미국 17개 언론사 컨소시엄은 하우건이 의회에 제출한 내부 보고서를 입수해 페이스북 문제점을 지적하는 시리즈 기사를 보도하기 시작했다. 해당 보고서는 ‘페이스북 페이퍼’로 불린다. 하우건 측 법률 고문 검토를 거친 뒤 직원 이름 등 정보 일부를 삭제한 상태에서 제공됐다.

‘페이스북 페이퍼’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추종자들의 대선사기 주장 운동인 ‘도둑질을 멈춰라’에 대한 대응 실패 분석 내용도 담겼다.

보고서는 “(대선사기 주장) 콘텐츠를 개별 게시물로만 취급했다. 응집력 있는 운동으로 보지 않아 각 게시물이 기준을 넘을 때만 이를 제거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로 인해 대선사기 주장은 광범위하게 퍼졌고, 페이스북은 지난 1월 6일 의회 폭동 사건이 발생한 뒤에야 규정을 개편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페이스북이 시행한 조치들은 대선사기 주장 운동의 비약적 확산을 중단시키기는 고사하고 늦추기에도 부족했다”고 진단했다.

페이스북은 ‘좋아요’나 ‘공유하기’ 버튼이 해로운 콘텐츠를 더 늘린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수익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이를 무시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NYT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에서 ‘좋아요’ 버튼을 숨기고 파급효과를 살펴보는 실험을 했다. 어린 이용자들이 ‘좋아요’ 버튼을 받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험 결과 ‘좋아요’ 버튼을 숨기자 이용자들은 게시물이나 광고를 덜 봤다.

NYT는 “페이스북 내부 연구자들은 각종 실험을 통해 이용자들이 ‘좋아요’ ‘공유하기’ 같은 핵심 기능을 오용하고 있고, 이를 통해 해로운 콘텐츠가 증폭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지적했다.

온라인상에서 증오를 부추기는 부작용도 재차 조명되고 있다. 하우건은 이날 영국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분노와 증오는 페이스북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며 “상습범들은 알고리즘을 갖고 노는 법과 페이스북을 최적화하는 법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페이스북은 가장 많은 조회 수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예외 없이 분열을 초래하는 참여 기반 랭킹을 활용하고 있다”며 “이는 사람을 극단으로 몰아넣고 증오를 부채질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대응은 부족했다. 저커버그는 지난해 미 의회에서 회사가 발견한 증오 표현 94%를 제거했다고 증언했지만, 내부 문서에 따르면 회사 연구자들은 페이스북이 제거하고 있는 증오 표현이 5% 미만이라고 추정했다.

저커버그는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최근 논란에 대해 “유출 문서를 취사선택해 회사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를 만들려는 노력”이라며 반발했다.

한편, 페이스북은 이날 3분기에 매출액 290억1000천만달러(약 33조9000억원), 주당 순이익 3.22달러의 실적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순이익 91억9000만달러(약 10조7000억원)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액 35%, 순이익 17% 증가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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