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새 가계부채대책 공개… “능력만큼만 빌리고 나눠서 갚도록”

고승범 금융위원장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 발표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급증하는 가계부채 증가율을 잡기 위한 새로운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집값 하락, 증시 조정 등 외부 충격이 오면 차주들의 부담이 갑작스럽게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상환 능력에 맞게 빌리고 나눠서 갚으라”는 정책 의도를 밝혔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조기 도입, 제2금융권 추가 규제, 분할상환 유도가 핵심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26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에 따른 대출 증가율 억제 계획을 발표했다. 고 위원장은 “상환능력 중심의 대출 관행을 정착시키고 분할상환을 확대해나가겠다”며 “금융회사의 자율적인 가계부채 위험관리 강화를 유도하면서도 실수요자와 취약계층은 보호하겠다”고 이번 대책의 청사진을 밝혔다. 이 같은 방안을 통해 다음 해 가계부채 증가율은 실물경제 성장 속도(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인 4~5% 수준으로 안정화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의 가계부채 대책은 크게 3개 과제, 2대 기반 조성, 플랜B 준비라는 세 틀로 나뉜다. 3대 과제의 첫 번째는 ‘상환능력 중심 대출심사 공고화’다. 이를 위해 차주 단위 DSR 규제의 경우 2단계 규제를 기존 2022년 7월에서 1월로 반년 당기고, 3단계를 2023년 7월에서 2022년 7월로 1년 앞당겨 시행한다. 이에 따라 다음 해부터는 총대출액 2억원(2단계), 다음해 7월부터는 총대출액 1억원(3단계) 초과 차주에 대한 DSR 규제가 40%로 일괄 적용된다. DSR은 차주가 연간 갚아야 할 원리금(원금+이자)을 연 소득으로 나눈 수치다. 최대 DSR이 낮아지면 그만큼 빌릴 수 있는 대출 총액도 줄어든다.

은행권 밖으로 대출수요가 번지는 풍선 효과를 막기 위해 제2금융권의 DSR 한도도 현재(평균 60%)에서 50%로 하향조정된다. 특히 최근 대출증가세가 뚜렷한 상호보험(160%→110%), 캐피탈·저축은행(90%→65%)의 DSR 규제가 크게 강화된다.

DSR 산정 방식도 기존의 최대 만기 적용 방식에서 평균 만기 적용 방식으로 변경된다. 이에 따라 신용대출은 7년에서 5년으로, 비주택담보대출은 10년에서 8년으로 만기를 줄여 DSR을 산정한다. 차주의 연간 상환액이 커지는 만큼 총 대출여력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두 번째 과제는 ‘급증 분야 맞춤형 관리’다. 최근 상호금융 가계부채가 비조합원·준조합원을 위주로 확대 중인 만큼 예대율 산정 시 조합원 자격에 따라 대출가중치를 차등화하겠다고 했다. 또 차주단위 DSR을 산정할 때 카드론 채무 금액을 포함하고, 대출 부실화를 막기 위해 다중채무자에 대해서는 카드론 실행을 제한하거나 한도금액을 조정하는 등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예고했다.

세 번째 과제는 ‘가계부채 질적 건전성 제고’다. 주택담보대출 분할상환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고 전세대출·신용대출 분할상환을 유도·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영국(92.1%), 독일(89.0%), 캐나다(89.1%)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국내 가계대출의 분할상환 비중이 현저히 낮은 만큼 현재 57.5% 수준인 전체 주담대 분할상환 목표치를 다음 해에는 60.0%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전세대출 분할상환을 우수하게 실행한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정책모기지를 우대 배정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DSR 산정 시 분할상환 신용대출의 적용만기를 실제만기로 변경 적용해 전체적인 대출의 분할상환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2대 과제는 ‘금융회사 가계대출 관리 내실화’, ‘취약계층·실수요 보호 지속’으로 나뉜다.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회사별 가계부채 관리계획 수립·제출 시 최고경영자(CEO) 보고를 의무화하고, 분기별 공급계획을 안분해 대출 중단 사태를 조기에 방지하겠다고 했다. 또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대출 심사절차 전반에 대한 점검 및 개선필요사항을 정비하고 대출 취급 시 적합성·적정성 원칙 준수 여부를 철저히 점검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기존 시행 중인 각종 대출약정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는지도 점검 대상이다.

취약계층,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전세대출, 집단대출 등 실생활에 밀접하게 관련된 대출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올해 4분기 취급되는 전세대출은 대출 총량규제 한도에서 제외된다. 결혼, 장례, 수술 등 실수요로 인정되는 긴급자금에 대해서는 일시적으로 관리규제 예외가 적용된다. 금융위는 이 같은 대책을 종합적으로 실행해 다음 해에는 가계부채 증가율을 명목 GDP 증가율과 비슷한 4~5%대로 안정화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런 고육책에도 가계부채 급증세가 멈추지 않을 경우 ‘플랜B’를 가동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DSR 규제비율을 추가적으로 조정하거나 차주단위 DSR 적용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이 있다. 전세대출 취급 후 추가적으로 대출을 받을 경우 DSR에 전세대출 원금을 적용하거나 보증비율을 인하하는 등 전세대출에도 상환능력 중심의 원칙을 도입하겠다고 언급했다. 추후 기준금리가 급격하게 인상될 것을 대비해 금리 인상 상황을 사전에 가정해 대출한도를 설정하고 고정금리대출을 유도하는 것도 플랜B에 포함됐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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