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반도체 공급망 정보 요구 한 달 만에 한·미 국장급 협의체 신설

산업부-미 상무부 간 국장급 대화채널 구성


정부가 미국 정부의 반도체 공급망 정보 제출 요구 한 달 만에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양국 간 국장급 협의체를 구성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주요 반도체 업체들에 반도체 공급망 관련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지 한 달 만에 정부가 나선 것이다. 그러나 미 정부가 제출 시한으로 못 박은 시점이 채 2주도 남지 않아 기업의 정보 제출을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5일 미 상무부와 국장급 화상회의를 열고 반도체 파트너십을 비롯한 양국의 산업협력 대화 개최를 논의했다고 26일 밝혔다. 한국 측에서는 최우석 산업부 소재융합국장이, 미국 측에서는 모니카 고만 상무부 제조담당 부차관보가 참석했다. 양국은 이날 회의에서 반도체 분야 협력의 중요성을 고려해 정례적인 국장급 반도체 대화채널을 신설키로 합의했다. 한국 측은 미 상무부의 지난달 반도체 공급망 자료 요청에 대해 국내 반도체 업계의 우려가 크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하고 앞으로도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해나가기로 했다고 산업부는 밝혔다.

그러나 반도체 공급망 정보 제출 자체를 막을 방법은 없어 보인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24일 자로 연방관보에 게재된 ‘반도체 공급망 리스크에 관한 의견요청 공지문’에서 반도체 생산 제품 목록과 판매실적과 예상 매출, 주문잔량, 거래처 등 생산에서 유통까지 총 26개 질의 항목에 대해 45일 이내에 자발적으로 제출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따른 제출 시한은 다음 달 8일로, 채 2주도 안 남았다. 미국 정부 주변에서는 기업이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안보를 이유로 정보 제출을 강제하는 국방물자생산법(DPA) 등이 적용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정부 관계자도 “미국 정부에 자료 제출 여부는 전적으로 기업이 자발적으로 판단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SK하이닉스가 정보 제출에 협력 의사를 전했다고 미 상무부가 최근 밝힌 바 있다.

정부는 다만 미국 정부의 반도체 공급망 정보 제출 요구가 기업기밀 확보보다는 반도체 공급 확대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 초점을 맞춰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 2월 반도체 등 4대 품목에 대한 공급망 정밀조사를 지시하는 등 연일 반도체 공급망 확보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정부는 미국 반도체 공급에 협력하면서 한국 기업의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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