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문재인·이재명 회동서 대장동의 ‘대’자도 안 나왔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26일 상춘재 회동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논의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부동산과 북한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고 한다. ‘검찰’이나 ‘수사’ 같은 대장동 의혹 관련 단어도 오고가지 않았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논란을 우려한 청와대가 사전에 이 후보 측에 요청을 했고, 그 결과 민감한 사안에 대한 대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50분간 이뤄진 문 대통령과 이 후보의 차담에서 “대장동에 대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부동산에 대해서도 특별한 언급이 없었고, 대북관련 얘기를 할 수 있는 자리도 아니었다. 무거운 얘기를 피하다 보니 가볍게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청와대 국정감사 일정으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 주요 청와대 참모가 국회를 방문한 상황에서 이 수석은 유일하게 문 대통령과 이 후보 회동 자리에 배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와 차담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이 후보 측에 선거운동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이야기는 하지 말자고 사전에 양해를 구했다. 두 사람이 선거 관련 대화를 할 경우 정치 중립을 강조해 온 문 대통령이 난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문 대통령과 이 후보는 대장동 의혹을 비롯해 정치적 오해를 살 수 있는 발언 자체를 피하려고 노력했다는 게 이 수석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이 대장동 의혹과 부동산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이 후보를 만나면서 청와대는 실익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후보의 경기지사직 사퇴 직후 면담이 잡히면서 당·청 갈등 우려를 잠재웠고, 전직 대통령들의 전례도 따랐다. 검·경 수사 개입 논란도 피해가게 됐다.

이 수석은 “야권 대선 후보가 선출되고 후보 측의 요청이 있으면 문 대통령과의 만남을 적극 검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측이 이날 회동을 두고 정치개입 공세를 벌이는 상황을 타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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