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1위 되니 제 심정 알겠죠”…李 “현 정부 짐 제가 졌으면”

문 대통령-이재명 상춘재 회동 이모저모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 초청 차담에서 이재명 후보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6일 청와대 상춘재 회동에서 2017년 당내 대선 경선과 건강 관리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은 부동산 등 민감한 현안 이야기를 최대한 자제하고, 서로를 추켜 세우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 후보는 이날 50분간 진행된 회동에서 문 대통령에게 “마음에 담아 둔 얘기라 꼭 드리고 싶었다. 지난 대선 때 제가 모질게 한 부분이 있었던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2017년 당내 경선 과정에서 친문 성향 지지자들의 문자폭탄에 강한 이의를 제기하며 문 대통령을 공격했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이제 1위 후보가 되니까 그 심정 아시겠죠”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 후보에 대해 “저와 경쟁했고, 이후에 힘을 모아 정권교체를 해냈고, 대통령으로서, 경기지사로서 함께 국정을 끌어왔다”며 “나는 물러나는 대통령이 되는데 이 후보가 민주당 후보가 돼 여러모로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에 이 후보가 “아직 (대통령) 임기가 많이 남았다”고 말하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위기 때문에 디지털 전환이 빨라졌고, 기후위기 대응도 가속화되는 상황이다. 이 짐은 현 정부가 지는 것보다는 다음 정부가 지는 짐이 더 클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그 짐을 제가 질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차기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와 차담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문 대통령에게 “지난번 뵈었을 때에 비해 얼굴이 좋아지셨다”고 덕담을 했다. 두 사람은 지난 14일 세종시 행사에서 마주친 적이 있다. 문 대통령은 “피곤이 누적돼 도저히 회복이 안 된다. 현재도 이빨 하나가 빠져 있다”며 “대통령은 극한직업이라 체력 안배를 잘해야 한다. 일 욕심을 내면 한도 끝도 없다”고 조언했다.

이 후보는 면담 전 상춘재 앞에서 대기하다 녹지원을 가로질러 오는 문 대통령을 보고 “어른이 오시는데”라며 연결 계단을 내려가 악수를 했다. 또 문 대통령과 자신 모두 대공황을 극복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을 존경한다며 경제 위기 극복을 천명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도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 후보는 청와대 경내에 심어진 백송을 언급하며 “아주 특이하게 생겼는데 심은 사람이 좀 특이한 분”이라고 말했다. 이 나무는 1983년 식목일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심었다. 이 후보의 발언을 놓고 전 전 대통령 옹호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야당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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