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생전 완납 추징금 2628억… 함께 한 전두환은?

검찰 출두-구치소 수감 최초의 전직 대통령 ‘영욕의 삶’
‘신군부 수사’ 시작점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25년째 미납

문민정부 시절 재판을 받은 전두환(왼쪽)·노태우 전 대통령의 뒷모습. 국민일보 DB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집권했던 1995년 10월 비자금 조성 의혹에 휩싸였다. 당시 민주당 소속 박계동 전 의원의 폭로가 발단이었다. 검찰은 그해 11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노 전 대통령을 소환했고, 기업 총수 40여명으로부터 비자금 4100억원을 조성한 사실을 확인했다. 노 전 대통령은 같은 달 16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노 전 대통령은 이로써 검찰에 출두하고 구치소에 수감된 사상 첫 전직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 수사의 칼 끝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도 향했다. 전 전 대통령은 그해 12월 서울 연희동 자택 앞에서 검찰 수사를 거부하는 짧은 입장만 담은 이른바 ‘골목 성명’을 발표한 뒤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내려갔다. 사전구속영장을 발부받은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을 합천에서 붙잡아 구속시켰다.

두 전 대통령의 비리 사건은 신군부 12·12 쿠데타와 5·18 민주화운동 무력진압 규명 목소리로 이어졌다. 이 같은 여론은 같은 달 5·18 특별법을 제정으로 이어졌고, 수사는 전방위로 확대됐다.

이듬해 1월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을 반란·내란중요임무종사·상관살해미수죄·뇌물죄, 전 전 대통령을 반란·내란수괴·내란목적살인·상관살해미수죄·뇌물죄를 각각 적용해 기소했다. 1심 공판은 28회에 걸쳐 진행됐다. 그해 8월 전 전 대통령은 사형, 노 전 대통령은 징역 22년6개월을 각각 선고받았다.
각각 수인번호 1042번(노태우), 3124번(전두환)이 붙은 파란색 수의를 입은 두 전직 대통령이 법정에 함께 선 순간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지울 수 없는 불명예의 장면이 됐다.

2심 재판부는 전 전 대통령의 형량을 무기징역으로, 노 전 대통령은 징역 17년 감형했다. 이후 1997년 4월 대법원은 전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원을, 노 전 대통령은 징역 17년과 추징금 2628억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1997년 12월 김 전 대통령의 특별 사면으로 풀려났다. 투옥 기간은 2년으로 짧았다.

대신 추징금은 감해지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은 26일 향년 89세를 일기로 별세하기 전까지 추징금 추징금 2628억원을 완납했다. 8년 전인 2013년 9월의 일이다.

반면 전 전 대통령의 추징금은 25년째 미납 상태다. 2013년 10월 만료를 앞둔 전 전 대통령의 추징금 집행 시효는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개정으로 연장됐다. 당시 검찰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을 구성해 전 전 대통령 재산 환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전체 추징금 절반 이상인 1235억원가량이 집행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추징확정액은 총 30조6489억8400만원인데 그중 전 전 대통령의 체납액이 966억여원에 달한다. 미납된 추징금에서 상위 8번째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검찰은 2022년까지 16억500만원을 추가로 집행할 계획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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