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밀렸던 단체 집회가 줄줄이 밀려온다

보수단체 '비상시국국민회의' 회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대장동 게이트' 특검을 주장하며 단체 시위에 나섰다. 연합뉴스

다음 달부터 ‘위드 코로나’ 이행을 앞두고 서울 시내에서 사실상 자취를 감췄던 단체 집회·시위가 돌아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찰과 서울시는 단체 집회 신고가 들어올 때마다 방역을 명분으로 금지 통보를 했지만 최근 들어 법원은 집회를 조건부로 허용하는 추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는 보수단체 ‘비상시국국민회의’가 주최한 50인 규모의 ‘대장동 게이트’ 특검 촉구 시위가 열렸다. 현장에 나온 서초경찰서 경찰관들은 실제 집회 인원이 50명이 맞는지 거듭 확인했다.

50인 시위가 합법적으로 가능해진 것은 법원이 시민단체들의 옥외집회 금지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줄줄이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조건부로 집회를 열도록 했기 때문이다. 서초서 관계자는 “보수단체의 집회 금지처분 집행정지 신청과 관련해 이달만 연속으로 4번 졌다”며 “법원 기조가 위드 코로나를 대전제로 집회 개최 허용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행정법원은 비상시국국민회의가 서초서를 상대로 낸 집회 금지처분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집회 개최 기회를 상실함으로써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며 주최 측 손을 들어줬다. 보수단체 ‘4·15부정선거국민투쟁본부(국투본)’이 제기한 집회 금지처분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서도 지난달 24일과 지난 8일 연달아 국투본의 손을 들어줬다.

국민일보가 입수한 결정문을 보면 법원이 위드 코로나를 준비 중인 사회 분위기를 감안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투본 결정문에는 “코로나와의 공존, ‘위드 코로나’의 점진적 추진이 검토되고 있다”며 “감염병 예방을 고려하더라도 집회 전면 금지는 본질적 내용의 침해라 할 수 있어 무효”라고 적혀 있다.

서울 다른 지역에서도 조건부 집회 허용이 잇따르고 있다. 법원은 지난 21일 환경단체 ‘청소년기후행동’이 서울시와 종로경찰서에 제기한 집회 금지처분 집행정지 신청에도 청소년기후행동 손을 들어줬다. 종로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집회를 허용하는 방향의 법원 결정문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집회 신고 건수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신경을 쓰면서도 ‘꼼수 1인 시위’를 막지 않아도 돼 관리 측면에서 수월해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 시내 한 경찰서 관계자는 “그동안 1인 시위 집회 신고를 하는 사람들은 실제 다수가 참여하는 꼼수 1인 시위 형태였다”며 “1인 시위 단속과 거리 유지를 확인하는 게 피곤했는데 위드 코로나로 단체 집회가 허용되면 오히려 관리가 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형민 박민지 전성필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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